“시리아 전역에서 반체제인사 대거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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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당국이 지난 주말 반정부 시위를 무력진압한 데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의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는 1일(영국 현지시각) 시리아 정부의 시위 진압은 수치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력 진압을 중단하도록 국제사회가 더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미 알-아사드 현 대통령의 동생이자 제4 기갑(機甲)사단을 이끄는 마헤르를 비롯해 시리아 최고위 관료들과 정보기관의 자산을 동결했으며 유럽연합(EU)도 무기 금수조치를 포함한 일련의 제재를 강구하고 있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애리조나·공화)은 미 CBS TV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분명히 아사드는 시리아 국민을 학살할 용의가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다만 터키의 아흐멧 다붓올루 외교장관은 시리아 문제에 외국군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고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도 시리아는 정치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이 같은 우려에도 시위 지역에 대한 군사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시위대는 이에 맞서 계속 저항하겠다고 밝혀 더 큰 유혈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외국 언론의 접근이 불가능한 가운데 시위 거점인 다라뿐만 아니라 수도 다마스쿠스 근교인 두마, 북부 해안 도시 라타키아 등 전역에서 당국이 반체제 인사들을 잡아들이고 있다는 전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당국이 지난달 29일 탱크까지 동원해 하루 동안 시위자 6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다라에서는 수갑을 차고 두건을 둘러쓴 남자들이 무더기로 버스에 실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 외신은 같은 날 다라 시위현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입수했으며 총에 맞은 10대 소년들의 머리에서 피가 마구 뿜어져 나와 도로를 적시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북동부 지역의 카미슐리에서는 시위를 주창했던 쿠르드계 야권 인사 2명이 지난달 30일 보안군에 체포됐다고 쿠르드의 한 소식통이 밝혔다.

3월 18일 다라를 시작으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된 이후 쿠르드계 지역에서 저명한 야권인사가 당국에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이번 시위를 주동한 '시리아 혁명 2011'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직 신 앞에서만 무릎을 꿇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다음 시위 일정을 예고했다.

한편 외국 언론의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을 빗대 시위세력 측의 한 웹사이트에는 영국 윌리엄 왕자 부부가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으로 신혼여행을 오기를 원한다면 시리아가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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