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 ‘재활母情’ 가짜천지 중국을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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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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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 표정이 밝다. ‘어린 엄마’ 정판옌 씨의 헌신적 사랑이 백혈병을 앓고 투약 후유증으로 하반신이 거의 마비된 아들을 올곧게 자라도록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출처 중국청년보
엄마와 아이 표정이 밝다. ‘어린 엄마’ 정판옌 씨의 헌신적 사랑이 백혈병을 앓고 투약 후유증으로 하반신이 거의 마비된 아들을 올곧게 자라도록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출처 중국청년보
중국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에 사는 일곱 살 더우더우(豆豆·가명)는 3년 전 하반신이 거의 마비됐다.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맞은 주사약에 오염물질이 들어가 있어 신경계통이 파괴된 것이다. 당시 더우더우 외에도 200여 명이 문제의 가짜 약으로 인해 신경계통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남편과 맞벌이하며 50m²의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더우더우의 엄마 정판옌(鄭潘燕·29) 씨에게 주위에서는 “목숨을 부지해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치료를 포기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씨는 결코 아들을 단념할 수 없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아이에게 매달렸다. 아이가 힘들거나 아파서 울어도 이를 악물고 손과 발을 움직이도록 하고, 한두 해 지난 후에는 걷기도 시켰다. 요즘에도 일어났다 앉았다를 하루 200번씩 시키고, 손을 잡고 20바퀴씩 원을 돌게 하는 등 맹훈련을 시킨다.

가짜 약으로 아들이 큰 피해를 보았음에도 아들에게는 “사람들은 모두 선량하다. 세상에 포기할 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고 말한다. 아들이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것을 놀리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과 사회를 원망하기보다 그들을 돕고 사랑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녀는 백혈병 치료도 낙관한다며 “아이가 먼저 나를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더우더우처럼 가짜 약으로 피해를 본 안타까운 사례가 중국에서 잇따라 터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가짜 식품 파동에 이어 가짜 약 비상이 걸린 것이다.

중국 공안 당국은 20일 가짜 약품 관련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1억9600만 위안(약 330억 원)어치의 가짜 약품을 만들어 국내외에 팔아온 일당을 검거했다고 런민(人民)일보가 보도했다. 이들은 저장(浙江) 장쑤(江蘇) 성 등 6개 지역에서 비아그라와 제니칼 등 유명 제약회사의 가짜 약품을 만들었다. 중국 내 인터넷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가짜 약의 유통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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