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을 때가지 그가 이 나라 대통령이길 바란다. 머지않아 과학자들이 대통령이 영원히 살 수 있는 약을 개발할 걸로 믿는다.” 3일 치러진 카자흐스탄 대선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한 보타 카니베코바 씨(18·학생)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청년의 입에서 ‘우리 대통령 만만세’가 나올 만큼 이 나라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71·사진)은 절대적인 권좌를 지키면서 우상화에 ‘성공’하고 있다.
이날 대선에서도 그는 득표율 95.5%로 4선에 성공했다. 5년의 임기를 채우면 1989년 공산당 서기장 취임 이후 26년간 최고지도자 자리를 지키게 된다. 그는 자신이 원할 때까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2007년 헌법을 개정했다.
이번 대선 때도 별다른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야당 후보들이 현 대통령 선거운동에 앞장섰다. 세 명의 들러리 야당 후보는 선거기간 중 “나라를 살릴 인물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뿐”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그가 오랜 기간 권좌를 이어가는 비결은 탄압과 오일머니다. 그는 1991년 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후부터 서방 에너지기업들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외자를 유치했다. 그렇게 들어온 돈 가운데 상당액이 친인척의 호주머니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돈이 풀리는 시기가 바로 대선이다. 이번 대선 때 투표에 참여한 이들은 믹서, 헤어드라이어, 전화기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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