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과서 파문… 독도 대응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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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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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독도 속셈… 한차원 높게 日 꾸짖어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이 전략적으로 대응해 국가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최종적인 목표는 독도를 국제적인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국제사법재판소(ICJ)로 문제를 끌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근거를 강화하면서 일본의 분쟁지역화 기도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 실효적 지배 통한 영유권 강화


전문가들은 독도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한국 영토일 뿐만 아니라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찬규 경희대 명예교수는 “1982년 발발한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한 나라가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영토를 무력으로 빼앗을 수 없다’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인간의 거주’와 ‘독자적 경제생활 영위’라는 두 요건을 강화하도록 독도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권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략연구실장은 “일본이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협상력을 높일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높은 수준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실 산하 독도영토관리대책단은 2008년 8월 제5차 회의에서 독도 관련 28개 사업을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30일로 알려진 일본 중학교 사회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응해 △종합해양과학기지 △방파제 △체험장 △사동항 2단계 건설 등 주요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분쟁지역화 노림수에 걸리지 말아야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이 일본의 교과서 왜곡 등 의도적인 도발에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어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도발에 한국이 과도하게 대응하면 국제사회에 독도가 분쟁지역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이는 일본을 도와주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독도에 해병대를 주둔시키자는 주장이나 미국 뉴욕 시내 타임스스퀘어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광고를 내는 것은 애국적이지만 전략적이지 못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08년 미국 의회도서관 관계자는 현지 신문에 난 ‘독도는 한국 땅’ 광고를 보고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만에 하나 독도 문제가 ICJ에 회부되더라도 일본의 주장에 동조하는 국제 여론이 생겨나지 않도록 정부가 국제사회 전문가들에게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관련 사료를 발굴하는 한편 국제법적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일본 민주당 정부 리더십 한계 드러나


정부 내에서는 일본 간 나오토(菅直人) 민주당 정권이 대지진 사태 수습에 이어 한일관계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는 독도 문제에서도 빈곤한 리더십을 보이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해 온 민주당 정권이 대지진 사태를 계기로 모처럼 조성된 우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독도 문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총체적 지도력 부재 탓이라고 지적한다. 간 총리는 지난해 8월 한일 강제병합 100년 담화에서 우호적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독도 문제에서 보수우익이던 과거 자민당 정권의 주장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 내각이 이 같은 ‘뒷짐 대응’ 자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지진 사태로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민감한 영토 문제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기 힘들고, 오히려 독도 문제를 이용해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우리 국민이 이번에 일본을 돕는 것은 큰마음으로 하는 것인데 일본이 교과서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을 보면 일본의 정치 지도력도 땅에 떨어진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냉정하면서도 한 차원 높게 일본을 꾸짖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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