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동풍 불어 방사성물질 한국 와도 인체 무해 수준인 0.1mSv 이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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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기교수 주장··· 지구 한바퀴 돌아오기도 힘들어

바람의 방향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뀌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국내에 오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재기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국제방사선방호위원)는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일본 원전사고 국내 방사선 영향 긴급토론회’에서 “바람이 현재의 편서풍(서에서 동으로 부는 바람)에서 반대 방향으로 불어 일본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국내로 유입돼도 우리 국민의 피폭 방사선량은 연간 0.1mSv(밀리시버트)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0.1mSv는 국내에서 비행기를 타고 유럽을 1회 왕복할 때 받는 방사선량이다.

이 교수는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와 스웨덴 사례를 근거로 값을 계산했다. 체르노빌과 스웨덴의 거리는 약 1100km로 우리나라와 후쿠시마 간의 거리와 비슷하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직후 누출된 대규모 방사성 물질이 스웨덴으로 이동했지만 이 사고로 스웨덴 국민들이 1년간 받은 총방사선량은 0.2mSv에 그쳤다. 이는 스웨덴 국민이 1년에 받는 자연방사선량(6mSv)의 3.3% 수준이다. 한국에서 일반인이 생활 속에서 자연적으로 받게 되는 방사선량은 연간 평균 3mSv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10km 상공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제트기류를 타고 미국, 유럽을 거친 뒤 지구 한 바퀴를 돌아 2주일 뒤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이번 원전 사고는 대규모 폭발이 없어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상공 10km까지 올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지나친 ‘방사선 공포’로 인한 사회혼란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유럽에서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이후 기형아 출산 등을 염려해 그해에만 임신중절수술이 독일 4000건, 그리스 2000건 등으로 약 1만 건 늘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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