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명 중 500만명 죽는다해도 100만명의 삶위해 끝까지 싸울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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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反카다피 가족 비장한 결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게 저항하다 아부 살림 교도소에서 5, 6년간 옥살이를 했던 지르단가 형제들이 아즈다비야집에서 민주화 쟁취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알자지라 홈페이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게 저항하다 아부 살림 교도소에서 5, 6년간 옥살이를 했던 지르단가 형제들이 아즈다비야집에서 민주화 쟁취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알자지라 홈페이지
“리비아 시민들은 카다피에 맞서 죽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600만 인구 중 500만 명이 죽더라도 나머지 100만 명은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될 테니까요.”

리비아 동부 아즈다비야 집에 모인 지르단가(家)의 이브라힘, 오사마, 살렘, 무프타, 자말 등 형제 5명은 아랍 위성TV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저항의 결의를 다졌다. 오형제는 모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 저항하다 악명 높은 아부 살림 교도소에 5, 6년 동안 투옥됐다가 2월에 한꺼번에 가석방됐다. 이브라힘과 오사마는 카다피 정부 전복을 목표로 하는 이슬람 단체에서 활동하다 2005년 2월 체포됐다. 두 형이 체포되자 니제르로 도주했던 살렘은 2006년 검거됐다. 조사 과정에서 조사관들은 구타는 물론이고 사나운 개를 풀어 살렘을 위협하기도 했다.

2005년 8월에는 미군에 대항하기 위해 이라크로 가려는 리비아인들을 도운 혐의로 막내 자말이 체포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무프타는 1년 동안 영국에서 유학을 한 것과 형제들이 반정부 활동을 한 것이 문제가 돼 투옥됐다. 가석방 당시 리비아 정부는 “모두 조용히 지내라”고 협박했지만 이들은 반정부 시위에 기꺼이 동참했다. 아버지 사이드 지르단 씨는 반카다피군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 형제들은 날마다 집에서 서쪽으로 200km 떨어진 라스라누프까지 차를 몰고 가 반정부 시위대에 생필품을 보급하고 있다. 형제들은 하루의 반을 참호 안에서 지내고 있다. 집 거실에는 AK-47 소총까지 놓여 있다. 이들은 이슬람을 믿지만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리비아 반카다피 세력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형제들은 “우리가 카다피와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남은 선택은 죽음뿐”이라고 다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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