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세계 최대 방파제’도 소용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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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km-높이 30m 장벽 이와테현 덮친 水魔 못막아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저 방파제가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진 이와테(巖手) 현 가마이시(釜石) 시의 해안가에서도 13일 수백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인간 노력의 결정체로 일컬어졌던 방벽조차도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서 무력했던 것이다.

2009년 3월 가마이시 항만 입구 바닷속 63m 깊이에 설치된 해저 방파제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해저 방파제’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총길이 1960m, 높이 30m에 북방파제와 남방파제 2개로 나누어진 이 방파제의 임무는 태평양에서 쓰나미가 올 경우 파도의 높이를 줄여 해안 마을을 보호하는 것이다.

쓰나미는 표면에서만 일어나는 일반 파도와 달리 심해에서 더 큰 파도가 일어나기 때문에 심해 쓰나미의 높이를 줄이는 데는 심해 방파제가 더 효과적이다. 이에 따라 방파제를 구성하는 상자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잠합은 초대형 쓰나미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초석을 만드는 데 사용된 돌 부피만 700만 m³이고 매년 400명의 인력이 동원돼 공사 시작 31년 만인 2009년 3월에 완공됐다.

방파제 완공 직후 가마이시 시는 축하연을 열었다. 가오루 이시카와 시장은 당시 “가마이시 주민들은 그들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를 자랑스러워한다. 그것은 정말 놀랄 만한 세계 기록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이 방파제는 11일 쓰나미로 일부가 붕괴됐고 여전히 물에 잠겨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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