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봤지? 원전 NO!” 미-유럽 반대론자들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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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자 전 세계에서 원전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각국의 원전 건설 계획이 진통을 겪고 있다.

독일 서남부 슈투트가르트에서는 12일 수만 명의 시위대가 원전 가동 시한을 연장하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야당인 녹색당은 성명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핵 발전을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 원전은 안전하지만 안전 상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104기)을 갖고 있는 미국에서는 민주당 에드워드 마키 의원이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 건설되는 원전에 대해서는 재정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원전 건설 지원금 360억 달러를 배정했다.

원전 건설 재개 여부를 놓고 이르면 다음 달 국민투표를 벌일 계획인 이탈리아에서도 이번 사고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58기의 원전을 운영하며 전력 생산의 80%를 원자력에 의존하는 프랑스에서는 에리크 베송 에너지산업부 장관이 원전 반대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프랑스의 원전들은 지진 및 홍수의 위험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원자력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깨끗한 에너지로 각광을 받아 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442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고, 65기가 건설 중이다.

세계의 저명 핵과학자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가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의 로빈 그라임스 교수는 BBC에 출연해 “원전 외벽 건물이 무너졌다고 해도 내부 격납용기가 안전하다면 대규모 방사성 물질 누출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 클라인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전 위원장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심각한 방사성 물질 누출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원전이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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