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후텐마 난제’ 해결 수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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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행훈련 ‘괌 이전’ 양보
日, V자형 활주로 수용 태세… 오키나와 주민 설득도 가속

미일동맹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오키나와(沖繩) 현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가 조금씩 해결 수순을 밟고 있다. 이는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도발이 미일로 하여금 안보문제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하도록 떼미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후텐마 미군비행장의 이전 예정지에 들어설 활주로 건설 방식이 당초 미국이 요구했던 ‘V’자형으로 가닥이 잡혀 간다는 보도가 최근 나온 데 이어 20일에는 가데나(嘉手納) 미군기지 소속 F-15 전투기 훈련의 일부를 미국령 괌에서 하기로 미일 정부가 합의했다. 양국은 가데나 기지의 F-15 2개 비행대 약 50대 가운데 1개 비행대 20여 대의 훈련을 회당 3주간 괌으로 이전해 실시하기로 했다. 전투기의 왕복 연료비 등 비용은 일본이 부담한다. 주일미군의 훈련을 일본 밖으로 이전하는 것은 처음으로, 오키나와 주민의 부담을 줄여 현지 반발을 누그러뜨리겠다는 게 목적이다.

활주로 건설 방식은 후텐마 이전과 관련해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미국은 활주로가 2개는 돼야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인 반면 일본은 활주로가 들어설 해안의 생태계 훼손과 주민 반발을 우려해 하나만 건설하자고 맞서 왔다. 그러나 올봄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미국 방문 이전에 열리는 양국 외교·국방장관회의(2+2회의)에서 V자형 활주로에 최종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극동 최대의 미 공군기지인 가데나의 전투기 훈련 이전은 오키나와 주민의 안전 및 소음과 관련한 주요 민원사항이었다. 미일 양국이 두 가지 난제를 풀게 되면 후텐마 문제의 전반적 해결에 바짝 다가갈 수 있다. 양국은 1996년 합의해 놓고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오키나와 긴바루 미군 헬기훈련장의 일본 반환도 향후 2년에 걸쳐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긴바루 훈련장은 60만 m²에 이른다.

일본 각료의 오키나와 설득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은 20일 오키나와를 방문해 현 지사에게 미일 합의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오키나와 담당상을 겸하고 있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도 21일 오키나와를 방문한다. 그러나 오키나와 지사와 주민이 여전히 후텐마의 현 외 이전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의 설득 작업이 먹혀들지는 알 수 없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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