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야당’ 노부코 여사 “다시 태어나면 간 총리와 결혼안해… ”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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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들과 인터뷰… 남편 격려하기보다 계속 꾸짖는 편

“다시 태어나면 남편과 결혼하지 않겠어요.”

평소 대담하고 솔직한 발언으로 유명한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의 부인 노부코(伸子) 여사가 12일 외신기자들 앞에서 한 말이다. 노부코 여사는 12일 도쿄 일본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속마음을 거침없이 털어놨다. 자주색 기모노 차림의 노부코 여사는 ‘다시 태어나면 간 총리와 결혼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러지 않겠다. 이번 생을 한 번 살았는데 똑같이 반복하면 재미없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간 총리 부부는 올해 결혼 40주년을 맞는다.

노부코 여사는 ‘간 총리가 언론이나 야당으로부터 비난을 받으면 어떻게 내조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남편을 격려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계속 꾸짖는 편이다. 그러다가 심했다 싶으면 조금 물러난다”고 답했다. 남편이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도록 해 의회에서 어려운 질문에 좀 더 수월하게 대답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 노부코 여사는 간 총리에게서 “나는 의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당신과 다투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고 했다. ‘집안의 야당’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답변이었다.

정치적 곤경에 처한 남편을 방어하기도 했다. 노부코 여사는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간 총리에게 “지지율이 마이너스가 될 일은 없다고 말한다”며 “남편이 순전히 낮은 지지율이나 약자를 괴롭히는 것 같은 비판 탓에 사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남편에 대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정치적 죽음을 맞는다면 괜찮다. 그렇지만 낮은 지지율이나 다른 사람들의 비판 때문에 그만두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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