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 목표 정해놓고… 내연녀 청탁이라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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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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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민일보 올해의 탐관오리 선정… 국무원선 反부패 백서 첫 발간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가 운영하는 런민망이 27일 ‘올해의 탐관오리 10명’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1위는 6월 구속된 안후이(安徽) 성 벙부(蚌埠) 시 전 정협 부주석 쉬서신(徐社新). 현 서기를 6년간 하면서 그는 ‘돈’을 받아야 ‘관직’을 줬다. 그의 별명은 ‘관직 판매상’이었다.

아예 뇌물액수 목표를 정한 ‘목표추구형’도 있었다. 광둥(廣東) 성 사오관(韶關) 시 예수양(葉樹養) 전 공안국장은 총 6000만 위안(약 103억 원)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5개의 전략을 세웠다. △도박과 성매매, 마약 등을 다루는 범죄 조직을 비호 △건설공사장 공략 △광산 사장 공략 △사업기관 사건 처리 개입 △인사권 활용 등이다. 그는 9월 사형 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이날 공개된 부패 관료 중에는 내연녀를 통해 뇌물을 걷거나 성매매 여성들과 음탕한 생활을 즐기는 부도덕한 처신을 일삼은 관리들도 있었다. 6월 수뢰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류젠궈(劉建國) 허난(河南) 성 난양(南陽) 시 전 시장조리는 6년 동안 산하 현의 서기로 있으면서 72차례나 매관매직해 202만5000위안(약 3억5000만 원)과 1만5000달러(약 1719만 원)를 챙겼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그는 내연녀 말이라면 모두 들어줘서 내연녀가 사실상 그 현의 인사권을 거머쥔 ‘조직부장’이었다는 것. 지린(吉林) 성 인민대표대회 미펑쥔(米鳳君) 전 부주임은 수뢰가 발각되기 전 성매매 여성 100여 명과 관계를 맺어온 게 들통나 ‘가장 음탕한 탐관오리’로 꼽혔다. 체포 당시에도 성매매 여성 2명과 호텔방에 함께 있었다.

이 밖에도 △처벌된 사법기관 인사 중 최고위직인 최고인민법원 황쑹유(黃松有) 전 부원장 △조사 과정에서 유명 여성 앵커와의 내연관계가 드러난 천사오지(陳紹基) 전 광둥 성 정협 주석 △부패 규모와 수법으로 전 중국을 경악하게 했던 충칭(重慶) 시 원창(文强) 전 사법국장 등이 올해의 부패관료로 이름이 올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당국이 부패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우선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29일 ‘중국의 반(反)부패와 청렴 정치 건설’ 백서를 발간한 것. 이런 백서 발간은 1949년 건국 이후 처음이라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밝혔다. 한자 1만6000자로 된 이 백서에는 그동안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기울여 온 반부패와 청렴 정치 건설 노력이 소개됐다.

백서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중앙과 지방의 인민검찰원이 24만 건의 횡령 뇌물 독직 인권침해 등 사건을 조사 처벌했다. 2005∼2009년 6만9200건의 뇌물 사건을 처리했고 총금액은 163억9000만 위안(약 2조8354억 원)에 달한다. 이런 부패 척결 활동에 대해 중국인의 만족도는 2003년 51.9%에서 올해 70.6%로 계속 상승 중이라고 백서는 전했다.

한편 하루 앞선 28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주재로 열린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는 비자금 근절, 공용차량 등급 하향조정 등 부패와의 전쟁에서 솔선수범을 다짐했다. 각 지방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춘제(春節)인 2월 3일을 포함하는 3월 31일까지 이른바 신년 기간에 선물을 빙자한 뇌물수수를 암행 감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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