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않는 혈세낭비 10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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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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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노’별명 美상원 코번의원… 인쇄비 10억달러 등 사례공개

미국 공화당의 톰 코번 상원의원(62·오클라호마 주·사진)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2010년 가장 낭비가 심했던 정부지출 100가지 사례를 공개했다. 의사 출신인 그는 의회에서 예산 문제를 까다롭게 다룬다고 해서 ‘닥터 노’란 별명을 얻은 의원이다. 코번 의원은 “올해가 저물고 있지만 아직도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며 “경제난이 극심한데 연방정부 기관들이 약 10억 달러를 불필요한 인쇄비로 지출하고 의회가 라스베이거스의 박물관 네온사인 장식에 200만 달러를 쓸 여유가 없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국가 부채는 안보의 최대 위협이 된다. 이번 의정보고서가 납세자와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정부와 의회가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하는 데 일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코번 의원은 “연방 부처의 연간 인쇄비 낭비 규모는 총 9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며 “국방부를 제외한 연방 부처의 연간 인쇄비 13억 달러 중 4억4000만 달러가 불필요하게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는 연간 인쇄비와 복사비, 팩스비 14억 달러 중 4억90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며 “수천 쪽 분량의 정부예산안을 실제 읽는 사람은 한 두 사람에 불과하며 정부가 의회기록 인쇄비로 연간 28억 달러를 쓰는데 대부분이 재활용품 처리장으로 간다”고 질타했다.

사용하지도 않는 수백채의 건물에 유지비 1억7500만 달러가 들어간 사례도 있었다. 그는 “재향군인부(DVA)는 오하이오 주 데이튼 등지의 쓰지 않는 건물 수백 채에 대한 유지보수비로 매년 1억7500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며 “많은 빌딩이 심각하게 파손된 상태이지만 연방 관련법 때문에 매각하기도 쉽지 않고 야생동물과 새, 벌레의 보호소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또 코번 의원은 “건강보험법을 집행하는 메디케어서비스센터(CMS)는 118개의 유령 진료소에 3500만 달러를 지급했다”며 “검찰 수사 결과 유령 진료소는 범죄조직이 세운 것으로 가짜 서류를 꾸며 정부예산을 타냈다”고 말했다. 국세청(IRS)은 가짜 서류를 제출한 범죄자들에게 1억1200만 달러의 세금을 환급해주기도 했다. 그는 “관련 정보가 없어 범죄자들이 낸 대부분 환급신청서의 진위를 가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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