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가 함께 가려면…” 中외교 ‘大有作爲’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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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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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제츠 中 외교부장 일갈

“중국과 미국 관계는 상호존중하며 평등하게 대우해야 함께 갈 수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반관영 중국신문망 등은 중국의 양제츠(楊潔지·사진) 외교부장이 최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양 부장의 인터뷰는 올해로 끝나는 11차 5개년 규획을 마무리하며 지난 5년의 중국 외교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5년에 대한 비전을 밝히기 위해 마련됐다.

양 부장은 “미중 관계가 양국 모두에 가장 중요한 외교관계”라고 전제하고 “미중 양국관계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서로 상호존중하며 평등하게 대해야 양국이 진정으로 서로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양 부장은 “지난 5년간 미국과의 관계는 21세기 전면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하지만 미국은 중-미 연합성명의 원칙과 정신, 그리고 중국 영토의 완전성과 주권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 부장은 앞으로 중-미 관계 강화를 위한 세 가지 관건으로 △상호 이해증대에 의한 신뢰 확대 △상호 존중에 의한 평등 대우 △합작 확대로 인한 상호 이익 등을 들었다. 양 부장이 미국과의 관계가 ‘총체적으로 평온하게 발전’했다고 하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것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대표단이 14∼17일 중국을 방문해 고위급 안보대화가 열리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양 부장이 지난 5년 중국 외교와 관련해 “크게 할 일이 많았다(大有作爲)”며 앞으로도 그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중국신문망은 “중국 외교의 높은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콩 원후이(文匯)보도 양 부장의 인터뷰를 ‘대유작위’ 넉 자로 정리했다.

중국 외교의 기조는 도광양회(韜光養晦·재주를 감추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에서 ‘할 일이 있으면 한다(有所作爲)’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조금은 위상 강화에 따른 적극적인 외교를 펼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양 부장의 ‘대유작위’는 미묘한 표현의 변화지만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목소리를 높이는 ‘대국 외교’의 포부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 부장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올해 상하이(上海) 엑스포 등을 통해 국제적인 이미지를 높인 만큼 이제 국제사회에서 의무를 다해야 할 준비가 됐다”며 대국으로서의 책임감도 강조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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