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향후 경기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계속되는 고실업 등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결과다.
FRB가 23일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RB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4∼2.5%로 전망했다. 앞서 6월 열린 FOMC 회의 당시 내놨던 전망치인 3.0∼3.65%보다 크게 낮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0∼3.6%로 기존치(3.5∼4.2%)보다 낮췄다.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된 이유는 실업률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올해 9.5%, 내년에도 8.9%로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FRB는 내다봤다. 내년쯤 실업률이 8.3%까지는 떨어질 것으로 봤던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수치다. 주택시장 경기가 이례적으로 크게 취약한 점, 소비심리가 더 위축된 점, 아일랜드의 경제위기로 촉발된 유럽 및 세계 금융시장의 동요 등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미국의 3분기(7∼9월) 경제성장률(2.5%)은 다소 회복됐지만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7%에 그쳐 1분기의 3.7%보다 크게 떨어졌다.
다만 FRB는 2010년 경기 전망치는 3.6∼4.5%로 기존(3.5∼4.5%)과 비슷하게 유지했다. FRB가 발표한 제2차 양적완화 정책이 그때부터 서서히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논리에 따른 것. 이번에 처음으로 제시한 2013년 전망치는 3.5∼4.6%였다.
한편 의사록에 따르면 이달 3일 열린 이 FOMC 회의에서는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놓고 이사들 사이에 격론이 오갔다. 일부 이사는 FRB가 대규모 국채매입을 추가 시행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이고 달러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찬성파 이사들은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공격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며 맞섰다. 결국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설득에 나서 양적 완화 시행안은 10 대 1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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