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업률, 경기전망 발목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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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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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高실업 계속”… 올해-내년 성장률 대폭 하향 조정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향후 경기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계속되는 고실업 등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결과다.

FRB가 23일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RB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4∼2.5%로 전망했다. 앞서 6월 열린 FOMC 회의 당시 내놨던 전망치인 3.0∼3.65%보다 크게 낮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0∼3.6%로 기존치(3.5∼4.2%)보다 낮췄다.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된 이유는 실업률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올해 9.5%, 내년에도 8.9%로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FRB는 내다봤다. 내년쯤 실업률이 8.3%까지는 떨어질 것으로 봤던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수치다. 주택시장 경기가 이례적으로 크게 취약한 점, 소비심리가 더 위축된 점, 아일랜드의 경제위기로 촉발된 유럽 및 세계 금융시장의 동요 등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미국의 3분기(7∼9월) 경제성장률(2.5%)은 다소 회복됐지만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7%에 그쳐 1분기의 3.7%보다 크게 떨어졌다.

다만 FRB는 2010년 경기 전망치는 3.6∼4.5%로 기존(3.5∼4.5%)과 비슷하게 유지했다. FRB가 발표한 제2차 양적완화 정책이 그때부터 서서히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논리에 따른 것. 이번에 처음으로 제시한 2013년 전망치는 3.5∼4.6%였다.

한편 의사록에 따르면 이달 3일 열린 이 FOMC 회의에서는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놓고 이사들 사이에 격론이 오갔다. 일부 이사는 FRB가 대규모 국채매입을 추가 시행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이고 달러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찬성파 이사들은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공격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며 맞섰다. 결국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설득에 나서 양적 완화 시행안은 10 대 1로 가결됐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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