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오바마 ‘인도 카드’로 中견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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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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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순방 4개국 동행취재 3신

《 인도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도 의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인도는 수년간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 노력해와 인도로서는 큰 선물인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유엔이 개혁될 경우 인도가 상임이사국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인도가 곧 상임이사국에 가입한다는 의미보다는 유엔 안보리 개혁 시 인도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아시아 지역에서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두 나라 간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테러에 공동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교육과 반(反)테러리즘, 핵 비확산 문제 등 공통가치를 토대로 21세기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는 떠오르는 나라가 아니라 이미 경제강국으로 떠올랐다”며 “양국 간 경제협력은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역할도 하겠지만 미국이 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다”며 직접적인 간섭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두 정상은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연구개발(R&D)센터를 인도에 설립해 태양광과 바이오연료 등 신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7일 뭄바이 시내에 있는 가톨릭계 세인트 사비에르스대에서 300여 명의 대학생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이날 오전 11시 45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인도 대학생들은 공세적으로 질문을 퍼부었고 팔소매를 걷어붙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의 ‘도발적인’ 질문에 답변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날 질의응답은 사전 각본이 없었다. 대학생이 손을 들면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하는 식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녀 대학생 6명에게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앞서 연사로 나선 미셸 오바마 여사는 “남편에게 아주 어려운 질문을 해 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첫 질문자로 나선 이 대학 여학생은 단도직입적으로 ‘지하드(성전)’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억 명 이상이 믿는 이슬람교는 위대한 종교로 대부분의 이슬람인은 평화와 정의, 공평과 관용을 확신하지만 소수의 극단주의자가 무고한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이들을 어떻게 고립시킬 것인지가 우리의 도전적 과제”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을 테러국으로 지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파키스탄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나라로 우리는 암적 존재와 같은 극단주의자를 소탕하기 위해 파키스탄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며 “파키스탄이 불안정하면 인도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인도는 파키스탄과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간디의 생활원칙을 실생활에서 따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마하트마 간디는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링컨 대통령처럼 내가 꾸준히 읽고 연구하는 위인”이라며 “항상 이들의 삶에 턱없이 부족한 나 자신을 발견하고 좌절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흘간의 인도 방문을 모두 마치고 9일 오전 다음 방문지인 인도네시아로 향한다.

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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