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하원 장악 확실]이번에도 ‘집권당의 무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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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차례 하원 중간선거, 여당 평균 28석 잃어

미국에서 치러진 역대 중간선거는 ‘집권당의 무덤’으로 불린다. 최근 17차례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대통령이 속한 정당은 하원에서 평균 28석을 잃었다. 민주당 존 F 케네디 대통령 이후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를 밑돌 때 그 대통령이 속한 정당은 중간선거에서 평균 41석을 하원에서 잃었다는 통계도 나온다.

미국 선거전문가들은 행정부와 의회권력은 나눠 가져야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견제와 균형이 이뤄진다는 생각이 미국인에게 뿌리 박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직 대통령의 임기 중간에 실시되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속한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 또는 신임투표의 성격도 띤다.

현직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을 늘린 경우는 100년 동안 단 두 번밖에 없었다. 두 차례 모두 유례없는 미국의 위기 상황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대공황 극복을 위해 강력한 뉴딜 정책을 시행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34년 치러진 중간선거로 루스벨트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민주당이 하원에서 9석, 상원에서 10석을 추가해 승리했다. 두 번째는 2001년 9·11테러 직후 실시된 중간선거. ‘애국심’이 선거판을 휩쓸던 때이고 미국 국민은 전시최고사령관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던 시기였다. 당시 공화당은 하원에서 8석, 상원에서 2석을 추가했다.

중간선거 최악의 참패는 1994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 첫 임기 중간에 실시된 선거였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의 민주당은 건강보험 개혁법안 처리 실패와 ‘초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불안심리가 겹쳐 하원에서 무려 54석을 잃었다. 1992년 대통령 선거 승리와 더불어 하원 258석, 상원 57석의 슈퍼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은 2년 만에 상하 양원을 모두 공화당에 내주게 됐다. 하원의 경우 1948년 이후 누려온 46년 다수당의 지위를 넘겨주는 쓰라린 순간이 됐다.

이후 공화당은 2006년까지 12년간 하원을 지배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4년 만에 다시 하원 다수당 자리를 빼앗는 셈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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