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근로자 계층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이탈이 심상치 않다. 미국 전체 유권자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백인 근로자 계층의 표심은 역대 선거의 판세를 좌우하는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11월 2일 중간선거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 시간) 공개된 AP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4년제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노동계층의 58%가 공화당을 지지한 반면 민주당을 지지한 사람은 36%에 불과해 그 격차가 22%포인트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한 2008년 대통령 선거와 총선 당시 백인 노동자들의 공화-민주당 지지율 차인 11%포인트의 2배나 되는 수치.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석권했던 2006년 총선 당시의 차이였던 9%포인트에 비하면 2.4배 벌어진 것.
AP는 “백인 노동자들이 민주당을 기피하고 있다”며 “이는 공화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에서도 대승을 거둘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 평론가들도 백인 근로계층의 22% 공화당 지지 우세를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16년 전인 1994년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주당 다수당을 깨고 상하 양원을 장악할 당시에도 백인 근로계층의 공화당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보다 21%포인트 앞섰다.
이처럼 백인 근로계층이 두드러지게 공화당지지 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아직까지도 진행 중인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백인 근로계층은 제조업의 붕괴를 가져온 경기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들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매우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AP 조사 결과 이들의 절반가량은 “대통령이 일반적인 미국인들의 고민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에 강력한 반감도 드러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8∼13일 전화로 실시됐고 조사 대상은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이었다.
한편 비영리 조사기관인 ‘퓨 히스패닉 센터’에 따르면 히스패닉 유권자의 경우 65%가 민주당을 지지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22%에 불과해 여전히 민주당의 든든한 세력임을 재확인시켰다. 2008년 대선 당시 히스패닉 유권자의 67%는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해 공화당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의 지지율(31%)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히스패닉 유권자의 51%만이 투표장으로 가겠다고 말해, 전체 등록 유권자의 투표 참여의사인 70%보다 19%포인트 낮았다. 더욱이 히스패닉 중 공화당 지지자의 44%가 투표의사를 밝힌 데 비해 민주당 지지자는 28%에 불과했다. 이래저래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 세력인 노동계층 및 히스패닉의 투표 열기를 북돋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당의 흑인과 히스패닉 출신 중진 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민법 개정과 교육환경 개선 등을 약속하며 투표참가를 강하게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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