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의 유럽 테러 계획 전반에 독일인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데다 독일 함부르크가 서유럽의 이슬람 지하드 양성의 근원지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미국과 영국이 여행주의보를 발령했을 때만 해도 “임박한 테러 위협이 없어 특별히 경계 단계를 바꿀 필요가 없다”며 여유를 부렸던 독일 정부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따가워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 등은 5일 무슬림 출신 독일인들이 파키스탄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으며 또 메수드의 무장부대와 연계된 알카에다에 몸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독일인들이 메수드의 부대에서 자주 목격되자 파키스탄 부족 지역에서는 이들의 출현에 우려를 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경찰 관계자는 “독일에서 매우 위험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는 100명을 넘고 이 가운데 40여 명은 폭약 제조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독일 연방수사국 관계자도 “독일에 400여 명의 이슬람 급진주의자가 정착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독일 국적인 70여 명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테러캠프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국적의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유럽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함부르크 출신 무슬림이 서방 정보기관의 집중적인 감시 대상으로 떠올랐다.
독일 정부는 8월에 함부르크에 있는 타이바 사원을 폐쇄했다. 이 사원은 9·11테러를 지휘했던 무함마드 아타가 다른 대원들과 회합 장소로 이용했던 곳. 그런데 이번 유럽 테러 음모에 깊숙이 간여한 것으로 알려진 아타의 친구인 알제리계 프랑스인 나멘 메지슈도 타이바 사원에서 젊은 무슬림을 포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테러 음모를 서방에 밝힌 아프간 출신 독일인 아흐메드 시디키는 작년 3월 이 사원에서 교류한 10명과 함께 파키스탄으로 떠났다가 7월 미군에 체포됐다. 나머지 8명이 파키스탄 북부 와지리스탄으로 들어가 알카에다의 유럽 테러 계획에 핵심적으로 가담했다. 4일 미군의 공습으로 이들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최근 아프간의 바그람 미공군 기지로 날아가 시디키를 면담했으며 함부르크의 무슬림 극단 세력을 추적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함부르크 무슬림 무장그룹의 핵심인 25세 시리아 출신 독일인이 파키스탄에서 체포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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