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돼 8년간 지하감옥에 갇힌 오스트리아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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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6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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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 캄푸쉬.
나타샤 캄푸쉬.
유괴당한 뒤 8년간 범인의 지하 밀실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오스트리아 여성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6일 보도했다.

올해 22세인 나타샤 캄푸쉬 씨(사진)는 10세 때인 1998년 등굣길에 통신기술 전문가 볼프강 프리클로필에게 유괴돼 창문 없이 변기, 세면대, 간이침대만 갖춰진 그의 차고 밑 밀실로 옮겨졌다. 이 밀실에 갇혀있던 기간을 의미하는 '3096일'로 이름이 붙여진 이 자서전은 8일 정식 출간된다.

자서전에서 캄푸시는 납치된 첫날 낯선 지하실에 혼자 남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프리클로필에게 잠들기 전 엄마처럼 동화책을 읽어주고 굿나잇 키스를 해달라고 요구했었다고 회고했다.

밀실 생활이 계속되면서 프리클로필은 매일 간이 의자와 음식을 갖고 내려와 캄푸시와 함께 식사했고 저녁에는 직접 캄푸시를 목욕시키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광기가 고개를 들면서 캄푸시에게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게 했고 말을 할 때에도 일일이 허락을 받도록 했으며 화장실에 갈 때에도 동행하기에 이르렀다.

감금 생활이 시작된 지 1년6개월이 지난 뒤 프리클로필은 캄푸시에게 이름을 바꿀 것을 강요했고 이후 캄푸시는 7년간 비비안느로 살았다. 캄푸시는 늘 굶주렸으며 머리를 빡빡 깎인 채 반나체 상태로 지내면서 프리클로필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며 온 집안을 청소해야 했다.

프리클로필은 캄푸시에게 "나는 늘 노예를 갖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캄푸쉬는 14세가 돼서야 지하감옥이 아닌 지상에서 처음으로 잠을 잘 수 있었고 심할 때는 일주일에 200차례나 매질을 당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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