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카림 라히미 주한 아프가니스탄 대사는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한국을 본받고 싶다며 한국 기업의 투자를 희망 한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아프가니스탄은 숨은 보물 같은 존재입니다. 세계적인 자원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함마드 카림 라히미 주한 아프간대사의 집무실에는 노트북 등의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리튬을 비롯해 구리 아연 금 은 철 등 다양한 광물자원 표본이 전시돼 있다. 모두 아프간 현지에서 가져온 것이다. 아프간 정부가 최근 발표한 미개발 광물자원의 가치는 무려 3조 달러(약 3672조 원). 미국 국방부가 밝힌 추정가치도 1조 달러에 이른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아프간대사관에서 24일 만난 라히미 대사는 광물자원이 앞으로 아프간 근대화와 경제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히미 대사는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낸 뒤 2008년 2월 주한 대사로 부임했다.
―아프간 광물자원이 왜 갑자기 주목받고 있나.
“아프간에 금속 및 비금속 광물이 많다는 얘기는 사실 오래전부터 있었다. 다만 체계적인 연구와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옛 소련이 1980년대에 아프간에서 지질조사를 벌여 광물지도를 그리기도 했다. 2006년 이후 미국 지리조사소와 아프간 정부가 첨단 장비를 동원해 공동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최근 3조 달러라는 구체적인 추정가치가 나온 것이다.”
―광물자원이 아프간에 어떤 의미가 있나.
“아프간은 1979년 옛 소련의 침공 이후 최근 30년간 위기를 겪으면서 황폐화했다. 손대지 않은 지하자원 규모가 3조 달러다. 아프간의 미래가 밝다고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 자본과 전문가, 선진 기술이 필요하다. 해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치안불안이 걸림돌이 되지 않겠나.
“현재로서는 그렇다. 하지만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아프간 정부군은 현재 10만 명 규모로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다. 지금이 아프간에 투자하기에 좋은 기회다. 먼저 투자하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은 이미 40억 달러를 투자해 구리광산 개발권을 확보해갔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60년 전 한국은 6·25전쟁을 겪었다. 당시 한국은 10년 전 아프간 상황과 비슷했다고 생각한다. 이후 한국은 단기간 내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는 한국인의 근면성과 좋은 리더십이 만들어낸 결과다. 한국은 아프간에 매우 바람직한 벤치마킹 대상이고 성공사례다. 한국의 경험을 공유해 아프간의 문제를 잘 해결하고 싶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