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 실언’ 아소 뺨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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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erging country→emergency company, G8→G7, 메드베데프→메드메데프…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27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실언을 연발해 구설에 올랐다.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간 총리는 이날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정상들과의 회담 후 회견에서 이들 국가를 ‘긴급 회사’라고 불러 주위를 놀라게 했다.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이들 나라를 영어로 ‘emerging country’(신흥국)라고 한다는 게 그만 ‘emergency company’(긴급 회사)라고 말한 것.

간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도 ‘이명뱍’이라고 했고,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이름도 ‘메드메데프’라고 잘못 말했다. G8도 G7으로 부르는 실수를 범했다. 주요국 정상회의는 1975년 미국 일본 서독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G6)으로 출범했고 이듬해 캐나다가 추가돼 서방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로 확대됐으며, 냉전 해체 이후 옵서버로 참석하던 러시아가 1997년 정식 멤버가 되면서 G8이 됐다. 이런 역사를 잘 몰랐던 간 총리가 G8을 G7이라고 부른 것. 일본에선 순수 국내파인 간 총리의 외교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간 총리의 잇단 실언은 첫 외교무대에 임하는 긴장감에다 빡빡한 외교일정으로 피로가 더해져 생긴 해프닝으로 보인다. 총리 측은 “3일간 10명 가까운 정상들과 회담을 가져 피곤이 쌓인 듯하다”고 해명했다.

자민당 정권의 마지막 총리였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는 재임 당시 공식 행사장에서 쉬운 한자를 잘못 읽거나 실언을 연발해 ‘실언 제조기’ ‘상식이 부족한 사람’ 등으로 조롱 대상이 되기도 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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