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料 내라” - “통행料 내라” 러-벨라루스 ‘가스분쟁’ 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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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스공급량 60% 감축에 “유럽행 가스관 폐쇄” 맞불

러시아와 벨라루스 간에 가스 대금과 가스관 사용을 둘러싼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23일 “벨라루스 측이 가스 대금을 지불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날 오전 10시(현지 시간)부터 벨라루스에 대한 가스 공급량을 60% 줄였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벨라루스가 공급받은 가스 대금을 갚지 않으면 최고 85%까지 가스 공급량을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21일 가스 공급량을 15% 줄인 데 이어 22일엔 30%를 감축하는 등 공급량을 계속 줄이고 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 서쪽 국경에 인접한 국가로 러시아에서 동유럽과 서유럽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러시아의 한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 “벨라루스 측이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폐쇄하겠다고 협박했지만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고객들은 전혀 걱정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가스 공급량을 줄이자 “우리 영토를 거치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을 차단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22일 “러시아와의 분쟁이 전면적인 ‘가스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리나라 영토에 설치된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을 전면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벨라루스가 공급받은 가스 대금 2억 달러(약 2389억 원)를 갚지 않고 있다”며 가스 공급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벨라루스는 “러시아는 우리 영토를 통한 가스 수송료로 2억 달러 이상을 빚지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지난해 겨울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 분쟁으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이 2주간 중단돼 유럽 각국에 가스 대란이 벌어진 바 있다. 유럽 가스 소비량의 25%를 러시아가 공급하는데 이 중 80%는 우크라이나를 거치고 나머지는 벨라루스를 통해 공급된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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