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우리도 우향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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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3개정당 총선서 과반획득
중도우파 ‘시민민주’ 연정 주도

체코가 28일 총선에서 중도 우파를 선택했다.

총선 개표 결과 중도 좌파인 사민당이 22.1%의 표를 얻어 간발의 차로 제1당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도 우파인 시민민주당이 20.1%를 득표하고 그 연정 상대로 거론되는 ‘TOP 09’와 공공당이 각각 16.7%와 10.9%를 득표해 의석수에서 과반을 확보했다. 세 당은 정원이 200석인 의회에서 118석을 차지했다. 반면 사민당의 잠재적 우군으로 평가되는 공산당은 11.3%를 득표해 좌파 정당들의 의석 합계는 82석에 그쳤다.

바츨라프 클라우스 대통령은 선거 전 제1당 당수에게 정부 구성을 우선 요청하겠다고 밝혔으나 개표 결과 사민당이 공산당을 합해도 과반에 미치지 못하자 제2, 3, 4당의 득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결국 제2당인 시민민주당의 페트르 네차스 당수(45) 에게 연정 구성의 주도권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민당의 이르지 파로우베크 당수(57)도 “체코가 우파 연정을 향하고 있다”며 패배를 시인하고 곧 사임할 뜻을 밝혔다.

체코 유권자들은 유럽 각국이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긴축을 실시하는 상황에서 책임감 있는 재정운영을 약속한 중도 우파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민당의 파로우베크 당수는 선거 유세전에서 “성급하게 예산절감 조치를 할 경우 다른 형태의 경제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며 복지 예산을 오히려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반면 시민민주당의 네차스 당수는 체코 경제가 지금은 튼튼하지만 재정적자를 통제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말해 지출 축소를 예고했었다.

체코는 지난해 3월 사민당과 공산당이 시민민주당 주도의 연정에 대한 불신임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이후 지금까지 과도 중립내각이 통치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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