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 뉴욕 부동산 구입 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30일 2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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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정부가 수년 전부터 값이 떨어져 회복되지 않고 있는 미국 뉴욕의 부동산을 앞 다퉈 사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직 침체기인 뉴욕 시 부동산 시장에 외국 정부가 주요한 고객으로 떠올랐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스리랑카의 주 유엔대표부는 요즘 600만 달러 상당의 맨해튼 오피스를 구입하려고 물색 중이다. 라오스는 올해 2월 맨해튼 인근의 5층짜리 타운하우스를 구입하면서 거래금액 420만 달러 전액을 현찰로 지불했다. 중남미 최빈국인 아이티도 맨해튼 2번가의 콘도미니엄을 사려다 지진이 나는 바람에 포기했다.

부동산 중에서도 맨해튼의 유엔본부에서 가까운 타운하우스나 오피스 건물은 특히 인기가 높다. 이 지역은 과거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때 각국 정부가 영사관이나 유엔대표부를 위해 맨해튼의 부동산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가격이 큰 폭으로 뛰는 바람에 애를 먹은 지역이다. 하지만 2009년 이후 뉴욕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한국 세네갈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원하는 지역에서 부동산을 사는데 성공했다고 WSJ는 전했다.

방글라데시와 아프가니스탄은 지난해 맨해튼에 위치한 오피스 건물을 구입했다. 아프가니스탄은 3번가의 약 1000㎡짜리 오피스 구입에 540만 달러를 지불했다. 필립스 사는 지금도 맨해튼 40번 스트리트의 오피스 매각을 놓고 외국 정부와 협의 중이다.

스리랑카 대표부의 한 직원은 "지금이 뉴욕 내 부동산을 사기에 최적기"라며 "최근 몇년간 이곳 부동산 가격은 엄두도 못 낼 정도로 비쌌다"고 말했다. 뉴욕의 부동산 중개인은 "작은 나라들은 뉴욕에 자기 소유의 부동산이 있다는데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신치영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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