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개막한다. 양회는 우리의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와 중국 특유의 최고정책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정협) 전체회의를 말한다. 제11기 전국인대 제3차 회의는 5∼14일, 전국정협 제11기 제3차 회의는 3∼13일 열린다. 이번 양회엔 약 2000명의 중국 기자와 800여 명의 외신기자가 취재에 나서는 등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 반(反)부패, 경제 거품 빼기 위한 출구전략 핵심 안건
우선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가 5일 전국인대 개막식에서 발표할 국정보고, 일명 ‘공작보고’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공작보고에서는 경제성장률, 신규 취업자 수, 실업률 등 경제목표뿐 아니라 내수 진작 강화 등 경제운용 기조가 여기서 나왔다.
올해 양회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대략 6가지다. 매년 등장하는 반부패와 빈부격차 해소 문제는 올해도 여전히 뜨거운 화두다. 또 부동산 거품과 인플레이션 억제, 의료제도 완비, 사회보장제도 확립이 핵심 이슈다. 전국인대의 의안 및 토론은 대부분 이런 6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안에서는 농민의 참정권 확대를 위한 선거법 개정안이 주목된다. 또 도시와 농촌으로 나눠진 호구(戶口)제도에 대한 개혁도 관심거리다. 경제관찰보와 난팡(南方)도시보 등 중국 13개 매체는 1일 호구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공동사설을 싣기도 했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세계가 주목하는 대상은 부동산 거품과 인플레이션이다. 이 문제에 대한 논의과정을 통해 중국 출구전략의 큰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관영 신화왕(新華網)의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9.8%가 집값 해결을 요구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올해 전국인대에도 수백 건의 법안이 제출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민생, 경제 관련 법안이 대부분이다. 수천 건 쏟아질 것으로 보이는 정협의 건의안도 민생 부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정치의 계절…중국 전체가 ‘올 스톱’
앞으로 14일까지 12일간 중국의 정치는 양회에만 집중된다. 양회 기간엔 외국의 사절이 와도 중국의 중앙 정치인을 만나기 어렵다. 성의 당 서기와 성장 등 지방정부 고위인사도 마찬가지다.
양회 기간 중국의 실력자들은 짬짬이 크고 작은 모임을 수시로 가지며 현안을 토론하고 우의를 다진다. 따라서 주중 외교관에게도 이 기간은 대목이다. 지방 고위인사를 줄줄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중 한국대사관도 여러 지방정부 대표단을 초청해 식사를 함께하며 우의를 다질 예정이다.
이날 회의장인 인민대회당과 베이징 곳곳의 대표단 숙소에는 무장경찰이 24시간 감시 체제에 들어갔다. 또 베이징 전역에는 자원봉사자 등 70만 명이 투입돼 치안과 질서 유지에 돌입했다. 공안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을 일시 구금하거나 베이징(北京)으로 상경하지 못하게 하는 등 ‘격리’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범죄와 전쟁, 당신은 영웅”… 보시라이 찬양노래 인기폭발▼
공장노동자 출신 리레이 씨가 중국 충칭을 배경으로 한 뮤직앨범에서 보시라이 중국 공산당 충칭 시 당서기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캡처 화면의 가사는 ‘부패와 어둠을 무찌른다’는 뜻이다. 사진 출처 www.56.com
“당신의 눈빛은 칼처럼 번득이며 차가운 빛을 뿜는다오. 사악한 무리에는 절대 우유부단하지 않지.”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막이 오르는 가운데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시 당서기를 찬양하는 뮤직 앨범이 중국 인터넷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부패문제로 중국이 홍역을 앓는 가운데 보 서기는 ‘범죄와의 전쟁’으로 13억 중국인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아왔다.
앨범 이름이 ‘보시라이, 안녕하세요(薄熙來, (니,이)好)’인 이 뮤직앨범은 3분 분량이다. 공장 노동자 출신인 리레이(李磊·48) 씨가 작곡하고 노래를 불렀다. 작사자는 중국 고대의 성인인 맹자의 74대 직계 후손인 멍판샤오(孟凡曉·23) 씨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멍 씨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중국 40여 곳의 동영상 사이트에서 방영 중”이며 “춘제(春節·중국 설) 이후 최대 인기를 끌고 있는 곡”이라고 자랑했다. 중국의 한 동영상 사이트에는 2일 오후 현재 16만4000회 방영됐다고 표시돼 있다.
가사는 ‘보시라이. 당신은 평화 시기의 영웅입니다’ 등 보 서기를 찬양하는 내용 일색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를 보 서기를 ‘띄워 죽이려는’ 음모론으로 보기도 한다고 홍콩 밍(明)보가 최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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