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불만 美50대 9·11식 국세청 공격

경비행기 몰고가 충돌… 용의자 포함 2명 사망

미국의 세금 정책에 불만을 품은 50대 남성이 18일 오전 경비행기를 타고 텍사스 주 오스틴 시의 7층짜리 연방국세청(IRS) 소유의 건물을 들이받는 자폭 공격을 시도해 건물이 부서지고 큰 불이 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사고로 용의자인 소프트웨어 기술자 조지프 앤드루 스택 씨(54) 등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건물에 199명의 세무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상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군 당국은 사고 직후 F-16 전투기 2대를 발진시켜 경계를 강화하기도 했으나 미 연방 수사국(FBI)은 테러 관련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FBI는 그가 사고를 앞두고 그의 집에 불을 질렀으며 인터넷에 장황하게 반정부적인 글을 남긴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조 스택(1956∼2010)’이라고 서명한 글에서 “참을 만큼 참았다. 더는 ‘빅브러더(국세청으로 추정)’가 나를 벌거벗기는 것을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세청과 정부 등을 ‘살인자들과 약탈자들’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 기록에 따르면 스택 씨는 캘리포니아에서 두 차례 소프트웨어회사를 차렸다가 경영 악화로 2000년과 2004년 업무 정지 결정을 받았으며 그의 전처는 국세청에 12만6000달러의 세금을 내지 못해 1999년 파산했다.

AP는 미 연방항공청(FAA)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스택 씨가 오스틴 시에서 48km 떨어진 조지타운의 한 공항에서 비행계획을 보고하지 않은 채 경비행기(파이퍼 체로키 PA-28)를 타고 이륙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고 직전 비행기를 매우 낮게 몰았고 오전 10시경 외벽이 검은 유리로 된 국세청 건물에 충돌했다. 충돌 순간 9·11테러를 방불케 하는 폭발음과 함께 건물에서 큰 불길과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AP는 전했다. 목격자들은 사고와 함께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긴급하게 대피했으며 일부는 창문에 매달려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매트 챈들러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사고가 테러나 범죄 활동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