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2인자 바라다르 사령관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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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전 이후 체포된 최고위급
탈레반 “사기 꺾기위한 거짓선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2인자이자 최고 군사령관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검거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그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 개전 이후 검거된 최고위급 탈레반 인사다.

바라다르는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과 파키스탄 정보부(ISI)의 비밀 합동작전으로 검거된 후 파키스탄의 감옥에 수감되어 신문을 받고 있다고 미 정부 관리가 밝혔다. 미군 측은 그를 통해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오마르와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 등의 은신처에 대한 정보를 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바라다르의 검거 사실을 11일 알았으나 정보 수집을 위해 협조해 달라는 백악관 관리들의 요청으로 보도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바라다르가 탈레반 군사작전의 총책임뿐 아니라 3년 전 종적을 감춘 최고 지도자 오마르를 대신해 탈레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퀘타 슈라’의 운영을 주도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프간 민심을 얻기 위한 탈레반 전사들의 ‘행동강령’을 펴내기도 한 바라다르는 지난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오마르와 지속적으로 접촉할 수 없지만 중요 사안에 대한 충고는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정책을 검토해 온 브루스 리델 씨는 “바라다르 체포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탈레반의 군사작전 능력이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라다르의 체포 소식은 미군-아프간 연합군 1만5000명이 탈레반의 근거지인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 주 마르자에서 대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13일 시작된 대공세로 연합군은 탈레반의 거점인 마르자를 거의 장악했지만 오폭으로 인한 아프간 민간인 사망자도 15명에 이르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 유수프 아마디는 AFP통신과의 통화에서 “검거 보도는 아프간 전역에서 성전을 치르는 탈레반의 사기를 꺾기 위한 거짓선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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