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 “아웅산 수치 11월께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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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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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너무 늦어 총선 참여못해” 반발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 자료 사진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64·사진)가 추가 가택연금 기간이 끝나는 올해 11월경 석방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미얀마 정부의 마웅 오 내무장관은 21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수치 여사를 11월경 석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는 또수치 여사가 이끌고 있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틴 오 부총재도 다음 달 13일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20년 중 14년가량을 구금 상태로 지내온 수치 여사는 지난해 5월 미국인 존 예토 씨가 자택을 무단 침입한 뒤 가택연금 규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끝에 18개월 추가 가택연금 조치를 당했다.

그러나 미얀마 야당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수치 여사의 석방 시기가 너무 늦어 미얀마 당국이 올해 중 실시할 예정인 총선에 참여하기 힘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NLD의 니얀 윈 대변인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수치 여사가 18개월간의 가택연금형을 모두 마치기 전까지는 석방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새롭거나 특별한 소식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수치 여사는 1990년 가택연금된 상태에서도 야당인 NLD를 이끌고 의회의 485석 중 392석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으나 미얀마 군정은 정권 이양을 거부했었다. 미얀마의 니야 윈 외교장관은 13일 베트남에서 개최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 회담에서 올해 자유롭고 공정한 분위기 속에서 20년 만의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총선 일자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수치 여사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일련의 조치는 미국의 외교적 활동과 미얀마 정부의 정치적 계산이 작용해 낳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미얀마 지도부와 접촉하면서 미국과의 관계개선 조건으로 민주적 개혁과 수치 여사 석방 등을 촉구해왔다.

NLD의 고위 관계자인 킨 마웅 스웨 씨는 “수치 여사와 틴 오 부총재의 석방 시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수치 여사가 적절한 시기에 석방돼야 국가 화합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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