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 일본 민주당 정권의 최고실력자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도쿄지검 특수부는 어떤 조직일까. 이날 압수수색은 검찰청을 관할하는 법무상은 물론이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도 몰랐을 정도로 비밀리에, 또 신속하게 이뤄졌다. 15일 밤에는 오자와 간사장의 회계비서 출신으로 돈 심부름을 한 이시카와 도모히로(石川知裕) 중의원 의원을 전격 체포했다. 그만큼 도쿄지검 특수부는 권력의 영향권 밖에 있다. 조직상으로는 총리-법무상-검사총장(한국의 검찰총장)-도쿄지검장-특수부장으로 이어지지만 직무는 독립적이다.
○ 역사를 바꾼 도쿄지검 특수부
도쿄지검 특수부의 정식 이름은 ‘도쿄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막대한 규모의 전쟁물자 불법 은닉·매매 사건에 유력 정치인들이 연루된 사건을 계기로 1947년 설치됐다. 검사 약 40명과 수사관 9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치인 오직 사건을 비롯해 대형 탈세 및 경제사건을 독자적으로 수사하면서 명성을 떨쳐 왔다. 초기 수사와 범인 체포 등을 주로 경찰에 의존하는 일반적 검찰수사와 달리 도쿄지검 특수부는 내사 단계부터 범인 체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한다. 1957년 오사카(大阪) 지검과 1996년 나고야(名古屋) 지검에도 특수부가 설치됐으나 도쿄지검 특수부가 가장 오랜 역사와 굵직한 수사로 유명하다.
도쿄지검 특수부의 위상을 국내외에 또렷이 알린 대표적 사건은 일본 현대정치사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1976년 록히드사건. 검찰은 총리 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밤의 쇼군(將軍)’으로 불리며 최고 실력자로 군림하던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를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사로부터 뇌물 5억 엔을 받은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 그리고 록히드사가 일본에서 항공기 판매권을 따내기 위해 고관들에게 뇌물을 뿌린 것을 낱낱이 파헤쳤다.
일각에선 국익과 미일관계를 해치는 수사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진실을 파헤친다는 명분과 자부심으로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섰다. 다나카 전 총리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1,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고 상고심 도중 사망했다.
1988년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당시 총리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를 비롯한 90여 명의 유력 정치인이 기업의 미공개 주식을 불법 양도받은 ‘리크루트 사건’을 파고든 것도 도쿄지검 특수부였다. 다케시타 내각은 여론의 비판을 견디지 못하고 이듬해 총사퇴했다.
이후 일본 정치를 주름잡은 가네마루 신(金丸信) 전 자민당 부총재도 1992년 도쿄지검 특수부의 칼날에 쓰러졌다. 유통기업 사가와규빈(佐川急便)으로부터 5억 엔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탈세까지 한 혐의였다. 그도 재판 도중 숨졌다. 이는 1955년 수립된 자민당 체제의 퇴조를 부른 계기가 됐다. 이 사건으로 당내 반발에 밀린 오자와 간사장이 1993년 자민당을 탈당해 비(非)자민당 연합세력을 구성하고 호소카와(細川) 정권을 수립한 것이다.
○ 다나카-가네마루-오자와 3대째 악연
흥미로운 사실은 이 모든 사건이 오자와 간사장과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다나카와 가네마루는 오자와가 정치적 스승으로 삼은 인물이다. 그는 두 스승의 재판과정을 꼬박꼬박 참관하면서 그들을 옹호했다. 지금도 오자와 간사장은 록히드 사건에서의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는 취지로 비판하곤 한다. 다케시타 전 총리도 오자와 간사장과 함께 자민당 최대 파벌이었던 다나카 파벌 출신이다.
이번에 도쿄지검 특수부가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을 파헤치면서 다나카-가네마루-오자와로 3대째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해 봄 니시마쓰(西松)건설 불법 정치자금 사건으로 오자와를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1차전에선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다나카와 가네마루가 무너지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본 오자와 간사장은 투명성과 합법성, 공사(公私) 구분을 자금관리의 3대 원칙으로 삼아 누구보다 돈 관리를 철저하게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줄기차게 결백을 주장하면서 검찰과 맞서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압수수색에 이어 오자와 간사장의 측근 중의 측근인 이시카와 의원마저 체포함으로써 검찰 또한 전면전을 선택했다. 이번에 도쿄지검 특수부나 오자와 간사장이나 지는 쪽은 치명적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댓글 8
추천 많은 댓글
2010-01-17 03:16:29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는 ‘살아있는 칼’ ...난 또 한국 검찰 이야긴줄 알았지.과거 정권의 시녀역활에 충실했던 한국 검찰은 감히 꿈조차 꿀 수 없는 일이다.일본은 정말 법이 살아있다는것을 실감한다.한국은 검찰이나 판사들이나 고개숙여 반성을해야한다.살아있는 법정신을 일본에게서 배워야한다.이것이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점이다.한국은 후진국 형태의 법조계가 아직도 살아 숨쉬는한 후진국은 영원할것이다.하긴 법을 만드는 국회조차후진국이니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
2010-01-16 14:01:44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이... 한국은 선비정신이 기층에 남아있었는데 대중이 지배이후 뒤통수치기 정신으로 전환됐다
2010-01-16 13:36:32
살아있는 판결에 맞서는 살아있는칼 -검찰의 칼이 강기갑 무죄판결을내린 판사들을 무더기로 직권구속했다. 속이 시원들 하시죠? 우리의 현실입니다. 좌파 판사들을 척결해야 정치도 나라도 판결도 일류가 됩니다.
도쿄지검특수부라는 조직이 굴비직한 일을 잘 처리하여 명성이 높다니 지도층에서도 함부로 할수 없는 칼이 군요 명성만큼 일도 열심히 하는 조직이니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군요
2010-01-17 03:16:29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는 ‘살아있는 칼’ ...난 또 한국 검찰 이야긴줄 알았지.과거 정권의 시녀역활에 충실했던 한국 검찰은 감히 꿈조차 꿀 수 없는 일이다.일본은 정말 법이 살아있다는것을 실감한다.한국은 검찰이나 판사들이나 고개숙여 반성을해야한다.살아있는 법정신을 일본에게서 배워야한다.이것이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점이다.한국은 후진국 형태의 법조계가 아직도 살아 숨쉬는한 후진국은 영원할것이다.하긴 법을 만드는 국회조차후진국이니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
2010-01-16 15:34:45
오자와는 악질 범죄자.어떻게 깨끗하다는 일본에서 이런 악질 범죄자 정치가가 활개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가증스럼 범죄자가 대단한 실력 있는 것처럼 일본 국민을 철처하게 속여습니다.오자와 때문에 민주당 정권도 오래못 갈것 같습니다. 오자와가 치밀하게 검은 돈 왕창 챙길 동안 도쿄 특수부가 뭐했는지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2010-01-16 14:19:35
다나카, 다케시다, 호소가와, 오자와의 공통점은 친한정치인들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다케시다와 오자와는...아주 친한이죠. 이전에 가네마루 신도 아주 친한이죠. 반면 고이즈미는 건드리지 않았지요. 깨끗해서. 왜...왜...일까요. 왜 인지는 도쿄지검 특수부님들께서만 안답니다. ^^ 이곳에서 오자와 비판하시는 분들 잘 새기고 비판하시기 바랍니다. 자민에서 민주당으로, 보수에서 진보로, 그리고 친한으로 정권이 바뀌었답니다. 그냥 친한이 아닙니다.
2010-01-16 14:01:44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이... 한국은 선비정신이 기층에 남아있었는데 대중이 지배이후 뒤통수치기 정신으로 전환됐다
2010-01-16 13:36:32
살아있는 판결에 맞서는 살아있는칼 -검찰의 칼이 강기갑 무죄판결을내린 판사들을 무더기로 직권구속했다. 속이 시원들 하시죠? 우리의 현실입니다. 좌파 판사들을 척결해야 정치도 나라도 판결도 일류가 됩니다.
2010-01-16 12:43:29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는 살아있는 칼.. 동아일보 참 멋있다... 일본 쪽발이 중 X잡고 예배당 도는 소리 좀 고만 보도 하고 대 정부/대 국민적 아이티 구원 운동 좀 벌려라. 전 세계가 20만 사망자에 애타는 눈물을 흘리건만 대한민국에서 지금 하는 짓이 대체 뭐냐??? 반기문 UN 총장 배출한 나라가 피트졸리 부부가 내 놓은 구원성금보다 모자란 금액의 지원.. 참 쳐먹기만 하고 배풀줄 모르는 개졸부 국가다.
2010-01-16 12:02:52
오자와 즉각 구속해야 합니다. 오자와는 교묘하게 검은 돈을 너무 많이 챙겼습니다. 일본 정치가 중에 오자와같은 범죄자가 있는 사실은 일본 정치 수준을 끌어내린 악질 범죄자여서 창피합니다.
댓글 8
추천 많은 댓글
2010-01-17 03:16:29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는 ‘살아있는 칼’ ...난 또 한국 검찰 이야긴줄 알았지.과거 정권의 시녀역활에 충실했던 한국 검찰은 감히 꿈조차 꿀 수 없는 일이다.일본은 정말 법이 살아있다는것을 실감한다.한국은 검찰이나 판사들이나 고개숙여 반성을해야한다.살아있는 법정신을 일본에게서 배워야한다.이것이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점이다.한국은 후진국 형태의 법조계가 아직도 살아 숨쉬는한 후진국은 영원할것이다.하긴 법을 만드는 국회조차후진국이니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
2010-01-16 14:01:44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이... 한국은 선비정신이 기층에 남아있었는데 대중이 지배이후 뒤통수치기 정신으로 전환됐다
2010-01-16 13:36:32
살아있는 판결에 맞서는 살아있는칼 -검찰의 칼이 강기갑 무죄판결을내린 판사들을 무더기로 직권구속했다. 속이 시원들 하시죠? 우리의 현실입니다. 좌파 판사들을 척결해야 정치도 나라도 판결도 일류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