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리드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사진)가 2008년 대통령선거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인종주의적인 발언을 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네바다 주 출신의 리드 원내대표는 당시 오바마 후보의 민주당 내 경선 입후보를 지지하면서 사적인 자리에서 “미국은 흑인 대통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전제한 뒤 “특히 오바마 후보는 상대적으로 피부색이 좀 덜 검고 니그로 방언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이런 사실은 2008년 대선 당시 상황을 적어 내주 중 발간될 예정인 ‘게임 체인지(Game Change)’라는 책을 통해 9일 공개됐다.
리드 원내대표는 당시 당내 경선에서부터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지만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인 ‘니그로’라는 단어를 섞어서 피부색까지 거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특히 리드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보건의료개혁의 상원 통과를 진두지휘하는 과정에서 공화당의 반감을 사면서 공화당이 꼽은 낙선 대상 1순위에 꼽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리드 대표는 즉각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는 “당시 그토록 형편없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국민들에게 상처를 준 데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특히 부적절한 용어 사용에 대해 흑인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리드 대표는 “나는 대선기간 오바마 후보를 자랑스럽게 지지했고 당선 후 오바마 대통령의 입법 어젠다를 진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해 왔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괘념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성명에서 “리드 원내대표가 사회정의 이슈에 보여 온 열정적인 리더십과 생각을 나는 잘 알고 있다”며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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