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쪽… 형은 아메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2일 03시 00분


하토야마 동생 당직 사퇴… ‘모친돈 받은 형도 사임’ 압박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동생인 구니오(邦夫·사진) 자민당 의원이 모친에게서 정치자금을 받은 책임을 지고 당직을 모두 내놨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 총무상인 구니오 의원은 이날 오전 자민당 본부에서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간사장을 만나 모친에게서 정치자금을 받은 데 책임을 지고 당의 정치윤리심사회장, 양원 의원총회 부회장, 총무회 회장 등 3개 직에 대한 사표를 냈다.

구니오 의원은 “돈 문제로 국민의 불신감을 사서 당에 누를 끼쳤다”면서 당직 사퇴 이유를 밝혀 하토야마 총리의 사임을 압박했다.

그는 또 “형의 정치자금 위장은 형사사건이지만 내 경우는 사건이 아니다. ‘증여로 판단되면 증여세를 내겠다’고 말하는 것은 남자가 아니다”면서 “일국의 지도자에게는 한층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비겁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나는 대쪽 같은 성격이지만 형은 아메바여서 이리저리 변신하면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하토야마 총리의 자존심을 긁었다.

이에 앞서 구니오 의원은 9일 “형과 내가 받은 모친 돈은 정치자금이며 증여세를 내겠다”고 밝혀 형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힌 바 있다. 하토야마 총리 형제가 최근 5년간 모친에게서 받은 정치자금은 각각 10억 엔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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