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료개혁안 상원 1차관문 통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단일안 본격 심의 착수

미국 보건의료 개혁이 상원의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상원은 이례적으로 휴일인 21일 특별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내놓은 보건의료개혁 상원 단일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심의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투표를 하고 찬성 60표, 반대 39표로 가결 처리했다. 오하이오 주 출신 공화당 조지 보이노비치 상원의원은 기권했다.

이날 표결은 상원이 이 안건을 심의할지를 결정하는 ‘절차에 대한 투표’였지만 의회 내에서는 하루 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상원 40석을 가진 공화당이 심의절차 개시 반대를 당론으로 선언한 탓에 민주당(58석)과 무소속(2석)에서 단 한 표라도 이탈표가 나올 경우 공화당의 합법적인 의사진행방해인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보건의료 개혁은 사실상 좌초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는 마지노선인 60표 확보를 위해 사력을 다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표결에 앞서 보건의료 개혁 내용에 대해 회의적이던 벤 넬슨(네브래스카), 블랑시 링컨(아칸소), 메리 랜드루(루이지애나) 등 소속 의원 3명 설득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 상원1차 관문 통과에는 큰 비용이 들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랜드루 상원의원 설득을 위해 루이지애나 주에 연방정부의 예산을 최소 1억 달러 이상 추가로 배정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1830년 미국이 프랑스에 1500만 달러를 주고 루이지애나 주를 사들인 것에 빗대어 “오바마가 루이지애나 주를 재구입했다”고 썼다.

법안을 더 꼼꼼히 봐야 한다는 링컨 의원을 위해서는 72시간을 추가로 제공했다. 이날 찬성표를 던진 그는 여전히 “법안의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최종안에 대한 찬성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견지했다.

상원은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30일경부터 단일안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하게 된다. 앞서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와 재무위원회가 각각의 개혁안을 통과시켰고 하원도 7일 단일안을 통과시킨 상태다. 상원이 입법안을 처리하면 하원과의 합동 회의에서 단일안을 마련한 뒤 다시 양원 투표를 거쳐야 법안 처리가 끝난다.

보건의료개혁법안은 향후 10년간 현재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무보험자 3100만 명에게 추가로 보험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83%인 의료보험 적용 범위를 94%까지 늘릴 수 있다. 또 주정부에 선택권을 준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정부가 관장하는 공공보험(퍼블릭 옵션)을 포함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으며 낙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 금지 조항도 들어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