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프간 근무직원 안전지대 대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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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출신 600여명 대상… “철수-활동축소와 무관”

유엔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하는 해외 출신 직원 600여 명을 국내 또는 해외의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기로 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의 유엔 숙소를 공격해 유엔 직원 5명이 숨지는 등 직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알림 시디크 유엔 아프간대표부 대변인은 “직원 600여 명은 앞으로 3∼4주간 안전지대에 대피해 있을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직원들이 머물 수 있는 안전한 숙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시디크 대변인은 이어 “유엔이 당분간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조치가 아프간 철수나 활동 축소와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유엔 측은 “대피는 즉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핵심 인력으로 판단된 직원들은 대피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아프간에는 해외 지역 출신 유엔 직원 1100여 명이 90여 개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거주하고 있다. 아프간 내 전체 유엔 소속 직원은 5600명 수준이며 이 중 80%는 아프간 현지인이다.

유엔은 직원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는 결정에 앞서 이달 2일 탈레반의 세력이 강한 아프간 서북부의 파키스탄 접경 지역에서 활동을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탈레반의 공격 이후 많은 아프간 내 유엔 활동이 일시 중단된 상태이며 신변안전에 불안감을 느낀 일부 직원들은 개인휴가를 사용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는 “유엔은 아프간에 계속 남아 있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는 아프간의 치안이 얼마나 악화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라며 “유엔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앞으로 유엔이 아프간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간 주재 유엔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 개선과 위기 대응 수준을 높이기 위해 7500만 달러(약 890억 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며 유엔총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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