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봄날 온다”… 대형 M&A다시 활기

  • 입력 2009년 9월 3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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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록스 애버트 등 글로벌기업
비축자금으로 사업확대 봇물

경기침체로 한동안 실종됐던 기업의 대형 인수합병(M&A)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경기침체기에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둔 기업들이 향후 경기 전망을 밝게 보고 M&A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M&A 증가 추세는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무용품 제조업체 제록스는 28일 컴퓨터 서비스 제공업체 어필리에이티드 컴퓨터서비스(ACS)를 6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록스는 비즈니스 자동화에 특화된 ACS 인수로 비즈니스 솔루션 제공 분야에 진출해 사업 다각화와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포장용 디지털 프린팅 부문을 팔겠다고 밝히는 등 불황 이후 사업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미국 제약회사 애버트 래버러토리도 이날 66억 달러에 벨기에 화학회사 솔베이의 제약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애버트의 이번 인수는 2000년 69억 달러를 지불한 제약회사 놀 인수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애버트는 벨기에 UCB, 스위스의 니코메드 등과 인수전을 벌였으며, 이번 M&A로 백신 사업과 이머징 마켓 시장으로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앤드존슨(J&J)도 이날 네덜란드 생명공학 회사인 크루셀의 지분 18%를 4억4300만 달러에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델 컴퓨터는 21일 페로 시스템을 3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발표한 바 있으며 디즈니는 지난달 31일 엔터테인먼트 캐릭터 업체인 마블을 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또 이베이는 인터넷 전화 서비스 업체인 스카이프 매각에 나서는 등 M&A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늘고 있다.

피터 태너스 링스투자자문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기업들을 싸게 인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앞으로도 M&A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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