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메르켈총리 연임-보수연정 가능할 듯

  • 입력 2009년 9월 28일 03시 04분


27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총선거가 실시된 가운데 전통의상을 입은 두 여인이 호른베르크 레이첸바흐 지역의 투표소에서 기표를 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29개의 정당이 598석의 하원의석을 놓고 치열한 승부전을 펼쳤다. 호른베르크 레이첸바흐=AP 연합뉴스
27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총선거가 실시된 가운데 전통의상을 입은 두 여인이 호른베르크 레이첸바흐 지역의 투표소에서 기표를 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29개의 정당이 598석의 하원의석을 놓고 치열한 승부전을 펼쳤다. 호른베르크 레이첸바흐=AP 연합뉴스
총선 출구조사 결과

27일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이 승리해 11년만에 보수연정이 다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6시(현지 시간) 독일 방송사들이 발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기사당-기민당 연합은 33.5%를 얻었다. 기사당-기민당 연합이 중도보수 연정 대상으로 꼽는 자민당(FDP)은 15%를 얻었다.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자민당의 지율 합계는 48.5%로 절반에 못 미치나 독일이 채택하고 있는‘초과의석제’를 활용해 무난히 중도우파 연정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민당(SPD)는 22.5%를 얻었다.녹색당은 10.5%, 좌파당은 12.5%를 얻었다. 세 당의 합계는 45.5%로 중도 보수 연정의 득표율보다 3%포인트 못 미쳤다. 사민당은 2주 전 TV 토론 이후 막판 추격에 나섰으나 중도우파 연정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기민-기사당 승리…중도우파 연정 가능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사민당과의 대(大)연정을 종결하고 친기업 보수 정당인 자민당과 중도우파 보수연정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한때 50%를 넘나들던 양당의 지지율 합계는 23일 최종 여론조사에서 48%로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이 합쳤을 때의 47%보다 겨우 1%포인트 앞서는 데 그쳐 중도우파 연정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기우로 끝났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사민당 총리 후보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장관은 올해 유난히 많은 부동층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전날까지 치열한 유세전을 펼쳤다.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 참석한 메르켈 총리는 귀국 후 수 시간 만에 베를린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남은 시간

전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슈타인마이어 후보도 드레스덴 유세에서 “이 나라가 승자와 패자로 분열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은 내일 투표소에 가야 한다”면서 “중도우파 연정을 막고 싶은 사람은 소파를 박차고 일어나 사민당에 한 표를 던져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 당일 베를린의 한 투표소에 18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나온 니콜 셀카 씨는 AP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켈이 업무를 훌륭히 수행했다”며 “나는 그가 계속 총리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코라이 일마즈씨는 “메르켈의 기민당은 남녀평등이

나 가족문제에 너무 보수적이어서 사민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주 의회 선거도 함께 실시

이날 수도 베를린을 둘러싼 브란 덴부르크 주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에서는 주 의회 선거도 함께 실시 됐다.

연방처럼 대연정이 구성된 브란덴 부르크 주의 경우 사민당 소속 마티아스 플라체크 주 총리가 차기 정부의 파트너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사민당 34%, 기민당 21%, 좌파당 28%로 나타났다.

페터 카르스텐젠 주 총리가 7월 사민당을 대연정에서 축출한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에서는 예정보다 8개월 앞서 선거가 실시된다. 카르스텐젠 주 총리는 메르켈 총리처럼 자민당과의 연정을 희망하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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