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EU 지역에 사는 무슬림은 지난 30년 동안 두 배로 늘었으며, 2015년까지 다시 두 배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스페인과 영국, 네덜란드에서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 내 무슬림 비율이 급속히 상승하는 이유로는 유럽으로 들어오는 무슬림 이민자는 크게 늘고, 본래 유럽에 거주하던 백인 토박이들의 출산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 내 무슬림의 증가는 교육 주택 복지 노동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유럽 국가들의 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슬림의 정치적 영향력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미 공군연구소가 작성한 보고서는 “유럽에서 무슬림의 정치적 힘이 커지고 있어서 앞으로 중동 정책을 놓고 미국과 유럽이 더 자주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텔레그래프는 유럽에서 무슬림이 증가함에 따라 무슬림과 비(非)무슬림의 화합과 무슬림을 사회에 통합시킬 수 있는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 유럽 정치인들이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가 최근 유럽 내 무슬림을 대상으로 “무슬림과 비무슬림이 잘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55세 이상에서는 70%에 달했지만 16∼24세에서는 62%에 그쳤다. 높은 실업률과 언어 장벽 때문에 젊은 무슬림들이 중장년층에 비해 유럽사회에 통합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 제롬 비뇽 고용·복지담당 국장은 “무슬림과 비무슬림이 통합하지 못하면 결국 사회 분열과 적대감이 커져 반목을 낳게 될 것이다. 교육 수준이 낮은 무슬림일수록 소외감과 위협감을 더 느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