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월街 연봉 1억달러는 비정상”

  • 입력 2009년 7월 29일 02시 59분


씨티그룹 추진에 제동

미국 정부가 정부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은 월가 금융회사의 과도한 임직원 급여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재무부 케네스 파인버그 ‘급여 차르(Pay Czar·급여 업무 최고책임자)’가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들의 과도한 임직원 급여에 대해 재계약을 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방침은 정부에서 지원받은 공적자금을 갚지 못한 7개 금융 및 자동차 업체가 다음 달 13일까지 급여 상황을 재무부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지난해 미국 정부에서 450억 달러를 지원받아 파산 위기에서 벗어난 씨티그룹의 에너지 관련 거래 전문 자회사 ‘피브로’ 수석 트레이더 앤드루 홀이 “양호한 실적이 났다”며 1억 달러(약 1240억 원)의 보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파인버그 급여 차르가 이 문제를 과연 어떻게 처리할지도 주목된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씨티그룹 트레이더의 1억 달러 보수 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으로는 대체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한 경영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런 식으로 고액 연봉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논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한편 해당 기업들은 임직원 보수를 제한할 경우 회사에 고수익을 안겨주는 뛰어난 직원들을 경쟁업체에 빼앗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고 재능을 가진 직원을 유지하고 끌어들이는 것이 회사와 주주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1억 달러라는 연봉은 결코 정상적인 수준으로 볼 수 없다”며 일축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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