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 방송의 첨병’ 알자지라 워싱턴 진출 24시간 뉴스 방송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6분


‘반미(反美) 방송의 첨병’이라는 비난을 듣는 알자지라 방송이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에서 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일간지 ‘더 내셔널’ 등에 따르면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알자지라 영어방송(AJE)’은 1일부터 워싱턴의 비(非)상업적 종합케이블방송사인 MHZ의 채널을 통해 워싱턴 지역 230만 시청자들에게 뉴스를 24시간 송출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2001년 ‘9·11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테러리스트 그룹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발언을 담은 비디오 영상을 세계 최초로 보도하면서 ‘범(汎)아랍권의 CNN’으로 주가를 높였다.

알자지라가 2005년 만든 자매회사 AJE는 2006년 워싱턴에 방송본부를 차리고 미국 시청자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주요 케이블방송사들이 송출을 거부해 그동안 버몬트 주의 벌링턴과 오하이오 주의 털리도의 소규모 케이블방송사를 통해 방송을 내보냈다. 당시 미국 조지 W 부시 정부가 알자지라 방송을 두고 “테러리즘을 선동한다”, “오사마 빈 라덴의 대변인”이라며 비난하는 등 반미 이미지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벌링턴에서는 AJE를 지역 케이블방송사가 계속 틀어야 하는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알자지라 방송의 세계 배급을 담당하는 필 로리 국장은 “우리는 AJE의 혁신적 뉴스를 원하는 미국 시청자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알자지라 웹사이트를 찾는 매월 2200만 건의 페이지뷰 중 50%는 미국에서 오고 있다”고 말했다. AJE는 캐나다에서도 방송을 송출할 수 있도록 캐나다 정부에 허가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와다 칸파르 회장은 “다음 단계로 뉴욕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AJE에서는 영국의 유명 언론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경(卿)이 ‘프로스트가 본 세계(Frost over the World)’라는 시사 인터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스트 경이 1977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한 방송 인터뷰는 큰 화제를 모았고, 이는 ‘프로스트/닉슨’이라는 제목의 연극(2006년)과 영화(2008년)로도 만들어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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