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0)의 시위 중단 요구에도 20일(현지 시간) 이란 대선 무효를 주장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적어도 10명의 시위자가 숨졌다. 이란 국영TV는 “이날 테러범(시위대)과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1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쳤으며, 테러범들은 총기와 폭탄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병원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사망자가 19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란 시위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5일 친정부 민병대의 발포로 시위자 7명이 사망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개혁파 대선 후보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지지하는 시위대 3000여 명은 이날 테헤란 중심부의 엥겔라브 광장에 모여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치안 당국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면서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이 실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를 부인했다. 개혁파의 중심인물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딸과 친척 4명도 이날 경찰에 체포됐다. 무사비 전 총리는 이날 헌법수호위원회에 보낸 서신에서 대선 결과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또 지지자들에게 “나는 순교할 준비가 돼 있다. 내가 체포되면 전국적으로 총파업을 벌여 달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무사비 전 총리의 한 측근은 AP통신에 “무사비는 ‘순교’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