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모든 PC에 ‘특정 사이트 차단’ SW 의무화

  • 입력 2009년 6월 9일 02시 54분


내달부터… 제조업체에 통보

중국이 모든 개인용 컴퓨터(PC) 제조업체에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등 인터넷 통제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중국 정부는 7월 1일부터 자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PC에 특정 웹사이트 접근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 설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 보도했다. 음란물 사이트를 비롯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중국 정부는 이러한 방침을 이미 국내외 PC 제조업체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PC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의무를 거부하든지, 인터넷 검열을 승락했다는 비판을 감수하든지 선택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 해에 4000만 대의 PC가 팔리는 거대한 중국시장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많은 다국적 PC 제조회사는 중국에 생산 및 연구기지를 갖추고 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분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이 소프트웨어가 PC에 설치되면 개인정보를 외부로 유출하거나 고장을 일으킬 수 있으며 해킹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도 중국의 새 PC 판매 규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수전 스티븐슨 주중 미대사관 대변인은 “우리는 정보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는 어떠한 시도도 지식기반 경제를 건설하려는 중국의 열망과 양립할 수 없다고 본다”며 “새 규정이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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