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30년 타밀반군 지도자 프라바카란 결국 시신으로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자살부대 창설 정치인 암살 악명

30여 년 동안 스리랑카의 타밀반군을 이끌며 내전을 주도한 반군 최고지도자 벨루필라이 프라바카란(55·사진)이 정부군에게 사살됐다고 스리랑카 국영TV가 18일 보도했다.

국영TV는 정부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프라바카란이 이날 물리바이칼의 교전지역에서 타밀반군 정보책임자, 해군사령관과 함께 앰뷸런스를 타고 탈출하려다 정부군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고 밝혔다. 또 정부군은 프라바카란의 장남 찰스 앤서니의 시신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1954년 타밀족의 성지인 스리랑카 북부 자프나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프라바카란은 18세 때 무장투쟁에 뛰어들었고 1975년 타밀반군의 핵심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라는 무장단체를 조직했다. 그는 ‘검은 호랑이’라는 이름의 자살부대를 만들어 스리랑카 정치 지도자들과 정부군을 공격했으며 적을 생포하지 않고 모두 살해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프라바카란은 1991년 라지브 간디 전 인도 총리 암살, 1993년 라나싱헤 프레마다사 스리랑카 전 대통령 암살 등을 배후에서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라바카란은 흡연과 음주를 금지시키는 등 강한 규율로 타밀반군을 통치해 육해공군을 갖춘 막강한 군대로 성장시키는 한편 스리랑카 북부와 동부에 거대한 타밀족의 영역을 만들었다.

AFP통신은 “지지자들은 그를 ‘태양신’이라고 불렀다”며 “남미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신념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무자비함을 갖춘 게릴라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만약 프라바카란이 탈출했다면 광범위한 국제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새로운 게릴라전을 전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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