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도쿄 상륙 시간문제” 마스크 동나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오사카 임시휴교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오사카 부와 효고 현의 학교 대부분이 갑작스레 임시휴교에 들어간 18일 오전 연락을 받지 못해 등교한 학생이 적지 않았다. 오사카 부의 한 학교 정문에서 학생들이 안내문을 읽는 모습.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오사카 임시휴교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오사카 부와 효고 현의 학교 대부분이 갑작스레 임시휴교에 들어간 18일 오전 연락을 받지 못해 등교한 학생이 적지 않았다. 오사카 부의 한 학교 정문에서 학생들이 안내문을 읽는 모습.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감염자 43명 늘어 총 139명… 2384개 학교 임시휴교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일본 오사카와 효고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18일 효고 현 고베 시와 오사카 부 다카쓰키 시에서 새로 43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의 감염자는 139명으로 늘어났다. 오사카 부와 효고 현에서는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 저지를 위해 각급 학교 총 2384곳(약 106만 명)이 이날부터 임시휴교에 들어갔다. 관내 기업들도 출장 자제를 촉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7일 오사카 간사이대에서 열린 학부모 총회에서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감염자 43명 늘어 총 139명… 2384개 학교 임시휴교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일본 오사카와 효고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18일 효고 현 고베 시와 오사카 부 다카쓰키 시에서 새로 43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의 감염자는 139명으로 늘어났다. 오사카 부와 효고 현에서는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 저지를 위해 각급 학교 총 2384곳(약 106만 명)이 이날부터 임시휴교에 들어갔다. 관내 기업들도 출장 자제를 촉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7일 오사카 간사이대에서 열린 학부모 총회에서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감염경로 아직 파악안돼… 감염자 기하급수로 늘어
국제학회 취소 사례 속출


■ 공포에 떠는 日 열도

“죄송하지만 이대로 귀가해야겠습니다.”

18일 오전 8시 반경 신오사카(大阪)역. 도쿄(東京) 쪽으로 수학여행에 나서려던 오사카시립 다카쿠라 중학교 3학년생 160여 명에게 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사카 시가 이날 아침 학교의 임시휴교를 결정하면서 수학여행도 중단된 것. 이들은 도쿄 디즈니랜드와 국회의사당 등을 돌아볼 예정이었다.

“말도 안돼.” 눈물이 글썽해진 학생도 있었다. 한 여학생은 “수학여행은 중학생활 최고의 즐거움인데… 마스크도 몇 개나 가지고 왔는데…”라며 고개를 숙였다.

교장이 시교육위원회로부터 수학여행 중지 결정을 연락받은 것은 이날 오전 7시경. 학생 대부분이 이미 역을 향해 출발한 뒤였다. 아사히신문은 오사카 시가 이 학교 외에도 24일까지 출발 예정이던 초등학교 12개교, 중학교 40개교 등의 수학여행을 모두 중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임시휴교

오사카와 효고(兵庫) 현을 중심으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일본 열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자로 새로 확인된 사람은 16일 8명에서 17일 84명, 18일 오후 9시 현재 43명 등 크게 늘고 있다. 감염자 범위도 16일은 고베의 2개 고교 학생에서 17일 오사카의 고교와 그 가족 등을 거쳐 18일은 은행이나 편의점 직원 등 일반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후생노동성은 오사카 부와 효고 현의 모든 중고교에 일주일간의 임시휴교를 요청했다. 학교를 통한 확산을 저지하겠다는 것. 양 지역에서 모두 2384개교, 약 106만 명이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됐다.

관계자들은 신종 인플루엔자의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데다 감염자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최근 독감이 유행했었다는 점 등에 비춰 감염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비상식량 준비하라”

오사카나 고베에서 멀리 떨어진 도쿄에서도 마스크 바람이 불고 있다. 본래 감염에 민감한 일본인들은 평소에도 마스크를 애용해왔지만 이번에는 필사적이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도쿄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 신도 나나코 의무관은 18일자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증환자를 통해 각지에 퍼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사카와 도쿄는 사람의 왕래가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학계에서는 신종 인플루엔자를 꺼려 해외에서 열리는 학회에 결석하거나 일본 국내에서 예정된 국제 학회를 중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미국의 학회 관계자는 신종 인플루엔자를 ‘도쿄 플루’라고 비아냥거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TV는 연일 손 씻는 법, 감염이 의심될 경우의 대처법 등을 방영하고 있다. 일본 농수산성은 이날 감염증 확산 시 대책으로 식량비축을 권했다. 농수산성 홈페이지에 올린 이 가이드는 4인 가족 기준으로 2주일분의 비상식량을 쌀 10kg, 인스턴트 라면 16끼분, 통조림 40개 등으로 정하는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다.

○ 도시기능 마비 우려도

일본 정부는 이날 아소 다로 총리 주재하에 신형 인플루엔자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정부 차원의 행동계획 대책 수준을 현재 제2단계에서 격상하지는 않기로 했다. 오사카 부, 효고 현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아소 총리는 “현 시점에서 외출이나 집회의 자숙, 기업활동의 축소 등을 일률적으로 요청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지자체에서는 이번 신종 인플루엔자가 독성이 약하다는 점을 들어 맹독성 신종 인플루엔자를 상정해 마련한 정부의 행동계획을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오사카 부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지사는 17일 “생명에 대한 위험이 매우 높은 경우에는 민간 영업을 정지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번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면서 “정부가 어느 시점에선가 통상적 인플루엔자로 전환하지 않으면 도시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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