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알카에다 2차 테러 심상찮다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예멘 한국인 관광객 자살폭탄테러 사건 수습을 위해 현지로 달려간 정부 신속대응팀과 유가족들이 어제 자살폭탄테러 공격을 받았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고 현 단계에서는 한국을 겨냥한 테러 행위인지도 불분명하다. 테러 희생자의 유가족과 테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파견된 대응팀을 또 테러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상식을 뛰어넘는다.

DPA통신은 “테러 공격은 한국 측이 예멘 군기지를 떠나자 발생했고 테러범은 군기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예멘 정부는 이슬람 테러조직인 알카에다 요원 검거에 대한 보복으로 정부의 관광 수입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어제 사건을 보면 알카에다가 한국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알카에다가 우리 관광객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예멘 현지에서 어제 가까스로 귀국한 12명은 사건 발생 순간을 기억조차 하기 싫다며 몸서리쳤다. 이들은 사건 발생 지역이 위험하다는 정보를 미리 전달받은 바 없어 자유롭게 여행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해서 여행객들이 관련 정보를 듣지 못했는지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 정부는 예멘 일부 지역만 ‘여행 제한’ 지역으로 지정했다가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예멘 전역을 ‘여행 자제’ 지역으로 위험 경보를 한 등급 높였다.

알카에다는 이슬람이 지배하는 신정(神政)국가 건설을 위해 무고한 인명 살상을 서슴지 않는 테러조직이다. 죄 없는 민간인을 테러의 제물로 삼는 반인륜적 범죄집단은 그들이 신봉하는 종교마저도 더럽히고 있다. 알카에다가 활동하는 지역을 여행할 때는 한시도 경계심을 늦추어선 안 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구촌 어느 곳도 테러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현실을 냉혹히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테러가 한국을 겨냥한 것인지, 예멘을 겨냥한 것인지부터 확실히 규명해야 한다. 알카에다가 한국을 겨냥했다면 우리의 테러 대응체제에 비상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이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는 대로 국민에게 소상하게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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