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는 8일 중국 선박 5척이 해양 관측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미 해군 소속 관측선 ‘USNS 임페커블’에 14m 정도까지 근접해 ‘공격적이고 괴롭히는 행동’을 했다고 9일 밝혔다. 국방부가 공개한 현장 사진과 설명에 따르면 중국 선박들이 관측선을 둘러싼 뒤 국기를 흔들며 해역을 떠나라고 소리쳤다는 것.
미 관측선은 무전으로 “떠날 테니 비켜 달라”고 했으나 2척은 계속 다가왔다. 중국 선원들은 옷을 벗은 채 7m 앞까지 배를 몰고 와 관측선이 급정지해야 했다. 중국 선박은 해군 정보수집함과 해상 어업순찰선, 해양지리국 순찰선, 그리고 소형 트롤어선 2척이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배에는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 선원들이 타고 있었다”며 “중국의 행동은 근래 가장 공격적이었으며 공해의 합법적인 사용에 대한 권리를 존중하도록 한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주중 미국대사관 등을 통해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10일 “미 해군 선박이 국제법과 중국의 법률을 어겼다”며 “미국의 주장은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양국이 차관급 군사교류 재개에 합의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발생한 이날 사건은 남중국해의 패권을 확실히 해두려는 중국의 의도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