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제성장률 8% 지켜라” 中, 217조원 적자예산 편성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6일 02시 59분



전국인대 개막… 원자바오 “일자리 900만개 창출”

“경제성장률 8%를 달성하기 위해 9500억 위안(약 217조3980억 원)의 적자재정을 감수하겠다.”

전 세계가 경기침체의 ‘구원투수’로 중국을 주목하는 가운데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제1차 회의에서 ‘정부공작(업무)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개막식에는 2985명의 전국인대 대표 중 2949명이 참석했다. 2235명의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위원 대부분도 자리를 함께했다.

▽성장률 8% 반드시 고수 천명=원 총리는 올해 최대 과제가 ‘성장률 8% 사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 총리는 이를 위해 중앙과 지방에서 각각 7500억 위안과 2000억 위안 적자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9500억 위안은 사상 최대규모 적자로 2007년 707억 위안의 재정흑자와 지난해 1110억 위안의 재정적자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다.

하지만 원 총리는 올해 적자예산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총리는 지난해 4조9200억 위안이었던 신규대출 증가규모는 5조 위안 선으로 약간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4조 위안(약 915조 원)의 경기부양책 외의 추가 부양책은 내놓지 않았다.

이 같은 기조는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되 과도한 경기부양책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 추이를 봐가며 8%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2조∼10조 위안의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4일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물론 미국 증시까지 중국이 추가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업률 4.6%에서 방어=원 총리는 또 올해 도시에서 9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 도시실업률을 4.6%로 막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00만 명이 넘는 실직 농민공을 위한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숫자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로 잡겠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또 연간소득 1196위안(약 27만3693원) 미만인 4007만 명의 주민에게 구빈(救貧)정책을 실시하고 사회안전망 구축에 지난해보다 17.6% 늘어난 2930억 위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막한 전국인대는 13일, 3일 개막한 전국 정협은 12일 각각 폐막한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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