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차이나 파워’ 모래폭풍

  • 입력 2009년 2월 13일 02시 59분


中, 메카∼메디나 고속철 - 2조원대 모노레일 공사 수주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건설공사를 잇달아 수주함에 따라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한껏 키우고 있다.

중국철도건설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시와 총 17억7000만 달러(약 2조4600억 원)의 모노레일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 공사는 성지순례인 하지 기간 중 순례객이 많은 메카 및 주변 도시 미나 아라파트 무즈달리파 등을 잇는 18.06km 구간에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것으로 공사 구간 중 13.36km는 고가철로 위에 건설된다. 모노레일이 내년 10월 개통되면 시간당 7만2000명가량의 승객을 수송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중국철도건설은 6일 메카와 메디나를 잇는 444km 구간 고속철도 공사 수주를 위한 컨소시엄에도 참여해 계약을 따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2일 전했다. 공사 규모는 18억 달러.

사우디 수도 리야드 인근 70km에는 2005년 3월부터 중국의 엔지니어링업체인 중차이궈지(中材國際)가 시멘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는 11일 하루 5000t 규모인 이 공장의 생산 시설을 확충하기로 현지 ‘리야드시멘트’와 합의했다.

사우디의 ACWA전력그룹도 이날 상하이전기그룹(上海電氣電站集團)과 사우디 및 제3국 등 두 곳에 발전소를 짓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은 사우디가 앞으로 5년간 추진할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도로 학교 신도시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추가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10일부터 12일까지 사우디를 방문했다.

후 주석은 이번 사우디 방문 기간 중 중국의 하이난(海南) 섬에 추진 중인 대규모 저유 및 정유시설 건설(1000억 달러 규모)에 사우디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대만 롄허(聯合)보가 12일 보도했다.

이 저유소의 저장량은 약 1억 t으로 지난 한 해 중국의 석유 수입량 1억9985만 t의 50%가량이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중국의 석유 비축량은 10일분에서 90일분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석유 수입량의 20%가량을 사우디에 의존하고 있다.

후 주석과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11일 에너지 분야 등 5개 항의 협정서에 서명했으며 “양국은 전략적 우호관계를 발전, 심화시키고 국제 금융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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