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오바마 핵심측근 잣대

  • 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8분


오바마 e메일주소 알아야 실세… 부시땐 농장 초대권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는 전통적으로 공식 만찬과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 초대 여부로 ‘대통령의 핵심측근’을 추정했다.

물론 예외도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비록 백악관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이름을 딴 룸에 하루 묵게 하는 것으로 개인적 친분을 드러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친한 이들을 그의 텍사스 농장으로 초대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e메일 주소를 알려주느냐로 친소(親疎)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전했다. 대통령의 e메일 주소를 알고 있느냐가 실세 여부를 결정하는 잣대라는 것.

오바마 대통령의 e메일 주소를 아는 이는 극소수다. 심지어 각료 중에도 모르는 사람이 적잖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켄 살라자르 내무장관도 대통령 e메일 주소를 모른다고 밝혔다. ‘실세장관’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알고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안다고 밝힌 사람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데이비드 액설로드와 밸러리 재럿 선임고문,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 등 백악관 측근과 일부 친구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통령의 e메일 주소가 비밀에 부쳐지는 것은 해킹 때문이다.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해 e메일 계정이 해킹당하는 곤욕을 치렀다.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e메일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다. 또 대통령에게 e메일을 보낼 때는 파일을 첨부할 수 없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메일 주소를 정기적으로 바꾼다. 그 때문에 대통령의 e메일 주소를 알아도 사용하기가 까다롭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이나 클린턴 전 대통령은 e메일 대신 ‘팩스’를 자주 이용해 외부와 소통했다고 한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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