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8일 ‘일본 제조업 경쟁력의 원천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기술무역수지 배율은 2007년에 0.43배로 일본(3.49배)의 12%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기술무역수지 배율은 기술수출액을 기술수입액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그 국가의 기술경쟁력이 낮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보다 기술무역수지 배율이 낮은 나라는 멕시코(0.08배) 폴란드(0.24배)뿐이었다. 미국은 2.12배, 영국 1.97배, 프랑스 1.60배, 캐나다 1.76배, 핀란드 1.28배, 이탈리아 1.24배, 독일 1.07배로 집계됐다.
이 보고서는 기술무역수지뿐 아니라 다른 지표에서도 일본은 과학기술 및 기초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2006년 기준으로 인구 1만 명당 연구원 수는 일본이 55.6명이었고 미국 46.7명, 독일 34.2명, 프랑스 32.6명, 영국 30.3명이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일본이 3.62%였고 미국 2.59%, 독일 2.48%, 프랑스 2.18%, 영국 1.78% 등이었다.
정후식 한은 조사국 부국장은 “일본은 1990년대 장기 경기침체 속에서도 제조업을 위기 탈출의 촉매제로 보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렸다”며 “반면 한국은 기술자가 우대받지 못하는 분위기 때문에 이공계 기피가 심화되고 있고, 기업들도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는 기술개발 투자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