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같은 타이어 공장… 日 히코네 ‘브리지스톤’ 가보니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3시 06분


브리지스톤 공장이 있는 일본 히코네 시의 어린이들이 올해 여름 비와 호의 수질 분석을 위해 물고기 수집을 하고 있다. 브리지스톤 히코네 공장은 지역 주민과 함께 꾸준히 비와 호 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브리지스톤
브리지스톤 공장이 있는 일본 히코네 시의 어린이들이 올해 여름 비와 호의 수질 분석을 위해 물고기 수집을 하고 있다. 브리지스톤 히코네 공장은 지역 주민과 함께 꾸준히 비와 호 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브리지스톤
기업-도시 번영 이끈 환경 경영의 힘

일본 혼슈(本州) 중서부 시가(滋賀) 현 히코네(彦根) 시에 있는 브리지스톤 공장.

시내 끝자락에 자리 잡은 65만여 m²(약 19만7000평) 규모의 공장 안에 들어섰지만 그다지 타이어공장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하루 승용차용 타이어 생산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환경오염 물질과 냄새를 첨단 설비를 통해 공장 안에서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장 건물 주변은 공원을 방불케 할 정도로 나무로 덮여 있었고 공장 바로 옆엔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브리지스톤이 40년 동안 이곳에서 타이어를 생산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지역주민과 함께한 ‘환경경영’ 노력이 숨어 있었다.

○ 생명의 물 프로젝트

일본 오사카(大阪) 공항에서 기차로 1시간 남짓 거리인 인구 11만여 명의 소도시 히코네는 일본인들에겐 비와(琵琶) 호와 히코네 성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와 호는 일본인들에게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관광지이고 주변 지역 주민 1400만 명의 상수원이기도 하다. 이런 천혜의 관광지에 자리 잡은 브리지스톤 히코네 공장은 일본 내 10개 공장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

브리지스톤 히코네 공장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환경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그중에서도 2003년부터 시작한 ‘비와 호 생명의 물 프로젝트’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단순히 재정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임직원과 지역 주민, 관공서, 환경단체 등이 협력해 끊임없이 수질을 관리하고 있다.

가와구치 마사토시(川口雅稔) 브리지스톤 히코네 공장장은 “물 오염 상태를 지역 주민이 관찰하고, 학생들이 잡아 온 물고기를 분석해 얻은 데이터로 수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작은 농촌 마을 인구 4만명 늘어

시내에 있는 히코네 시청 입구에는 매월 인구와 가구수 증감 추이를 기록한 현황판이 설치돼 있다.

브리지스톤 히코네 공장이 1968년 이곳에 처음 들어설 때 히코네 시의 인구는 7만 명 남짓에 불과했다. 그나마 다른 농촌 마을처럼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었다.

하지만 히코네 공장이 들어선 뒤 편리한 교통, 풍부한 공업용수 외에 지역 주민, 시 당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등이 알려지면서 기업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본 주요 기업 본사와 공장 등 225개의 기업이 들어선 어엿한 기업도시가 됐다. 이 때문에 인구도 꾸준히 늘어 지금은 11만 명을 넘어섰다.

히코네 시 상공과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농촌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곳은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고용이 안정되고 소득수준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브리지스톤 공장이 들어설 때도 당시 히코네 시장이 공장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었고, 세계적인 기업이 된 지금도 공장 증설 등을 하면 시에서 고용 장려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

사노 도모야(佐野智哉) 브리지스톤코리아 사장은 “기업이 처음 이곳에 입주하면 장려금도 최대 3억 엔까지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코네=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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