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탈출러시’… 지사폐쇄 잇따라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2시 59분


“살았습니다”테러 대상이 됐던 인도 뭄바이 오베로이 호텔에서 27일 테러리스트들에게 24시간 가까이 인질로 잡혀 있다 풀려난 외국인 두 명이 호텔을 떠나고 있다. 뭄바이=AFP 연합뉴스
“살았습니다”
테러 대상이 됐던 인도 뭄바이 오베로이 호텔에서 27일 테러리스트들에게 24시간 가까이 인질로 잡혀 있다 풀려난 외국인 두 명이 호텔을 떠나고 있다. 뭄바이=AFP 연합뉴스
■ 인도 뭄바이 동시다발 테러

자국민 희생된 日 “인도출장 전면금지”

美델타 등 외국 항공사들도 항공편 취소

인도 뭄바이에서 연쇄테러가 발생해 1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외국 기업의 뭄바이 탈출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세계 10대 금융 허브에 속하는 뭄바이 금융가는 테러 공격이 집중된 타지마할 호텔과 오베로이 호텔 가까이에 있어 더욱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뭄바이 시당국이 이날 테러로 주식과 채권, 통화 등의 거래를 중지하는 한편 거래소와 펀드운용사들에 영업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뭄바이에 진출한 각국 기업들은 안전 확보를 위해 직원들에게 자택 대기 명령과 출장 중단 조치를 내리는 등 사실상 현지 활동을 중단하는 모습이었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HSBC홀딩스의 인도 지사들은 뭄바이 지사를 폐쇄했다. 세계적인 생활용품 회사 유니레버의 인도법인 힌두스탄유니레버도 문을 닫았다.

컴퓨터업체 델은 48시간 동안 직원들의 인도 출입을 금지했고, HP는 뭄바이 지사를 폐쇄하고 직원들의 현지 출장을 금지했다.

특히 이번 테러 희생자에 자국민이 포함된 일본은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뭄바이에는 80여 개의 일본 기업이 진출해 있다.

미쓰이(三井)물산과 캐논, 스미토모(住友)화학 등 현지에 자회사나 지점을 갖고 있는 회사들은 이를 폐쇄하고 직원들을 자택에 대기하도록 했다. 일본 제약업체 다이이치산쿄(第一三共)는 신변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직원들의 인도 출장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델타, 독일의 루프트한자, 프랑스의 에어프랑스,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 등 외국 항공사들도 27일 안전을 이유로 뭄바이행 항공편을 잇달아 취소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뭄바이 테러가 앞으로 인도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 올해 외국인들이 인도 증시에서 빼낸 돈은 이달 25일까지 135억 달러에 이른다. 이번 테러 사태는 외국 자본의 인도 탈출 러시를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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